국내 상장법인 여성 임원비율 고작 5.2%
지난해 4.5%보다 0.7%p 올랐지만…OECD 평균 5분의 1
2021-08-05 14:30:41 2021-08-05 14:30:41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국내 상장법인 2246개의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여성임원 비율은 5.2%에 불과했다. 
 
5일 여성가족부는 2021년 1분기 기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2246개의 성별 임원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상장법인 임원의 성별 비율을 보면, 2246개 기업의 전체 임원 3만2005명 가운데 여성 비율은 5.2%(166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5%보다 0.7%p 올랐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는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다. 올해 OECD의 여성 임원 비율은 평균 25.6%다.
 
조사 대상 2246개 상장법인 가운데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고 남성 임원만 있는 기업이 1431곳으로 전체의 63.7%로 집계됐다. 여가부는 2019년부터 양성평등기본법에 근거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임원 성별을 조사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여성임원이 1명 이상 있는 기업은 전년 대비 2.8%p 늘어난 36.3%(815개)였다. 임원 형태별로 보면, 등기임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4.8%, 미등기임원은 5.5%였다.
 
전체 기업의 여성 노동자는 40만6631명, 여성임원은 1668명으로 여성 노동자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은 0.41%에 불과했다. 반면 남성 임원은 남성 노동자 118만1047명 가운데 3만337명으로, 남성 노동자 대비 남성임원 비율은 2.57% 수준이다.
 
여성임원은 여성 노동자 244명당 1명인데 반해 남성 임원은 남성 노동자 39명당 1명인 셈이다. 노동자 대비 임원 비율의 성별 격차는 6.3배에 달했다.
 
산업별 성별 임원 현황에서는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산업은 교육 서비스업(15.3%),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8.5%), 정보통신업(7.5%), 도매 및 소매업(7.0%) 순이었다. 그러나 교육 서비스업, 도매 및 소매업의 경우에도 여성 노동자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은 각각 0.34%, 0.22%에 불과했다.
 
교육 서비스업과 도매 및 소매업은 여성 노동자 비중이 각각 64.5%, 52.5%로 높지만, 여성 임원 비율은 평균보다 낮았다. 전체 산업의 여성 노동자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은 0.41%다.
 
자본시장법(제165조의20) 적용 대상인 자산 총액 2조 이상 기업 152개의 여성 임원 비율은 5.7%로 전년 대비 1.2%p 증가했다. 임원 형태별로 보면 등기임원 중 여성은 8.3%, 미등기임원은 5.3%다. 여성임원이 한명도 없는 기업은 22.4%(34개)였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의 여성 임원 증가 폭과 여성 등기임원 비율이 비교적 높아진 배경에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있다. 내년 8월부터 자산총액 2조 이상 기업은 이사회를 특정 성으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 전면 적용된다. 하지만 자본시장법 적용 대상 기업 중 44.1%(67개)는 여성 등기임원이 없어 아직 법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법의 ‘이사회 구성의 성별 특례조항’에서 이사는 등기임원을 의미한다.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인 152개 기업 여성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카카오(28.6%), 아모레퍼시픽(23.9%), CJ제일제당(23.2%), LG생활건강(18.8%), 코웨이(18.4%) 등이다. 전체 상장법인 가운데에선 클리오(75%), 솔본(60%), SMLifeDesign(60%), 키이스트(57.1%), 버킷스튜디오(50%) 등이 여성임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점진적으로나마 상장법인의 여성임원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의미 있으나, 여성의 사회진출이 확대됐음을 고려할 때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며 “기업이 의사결정 직위의 성별 균형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기업의 변화수준을 분석·발표하는 등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상장법인 성별 임원현황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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