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연기금의 매도세가 하반기 들어 다시 강해지고 있다. 연기금은 지난 7월 코스피 시장에서 1조4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기관 전체 순매도 물량의 절반 이상을 팔아치웠다. 다만 연기금은 ‘팔자’ 기조 속에서도 2차전지와 바이오주는 선별적 매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한 달간 코스피시장에서 1조4481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기관은 총 2조7546억원을 순매도했는데, 기관 매도물량의 절반이상을 연기금이 팔아치운 셈이다.
앞서 연기금은 지난 4월 국민연금의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범위 확대 이후 지난 5월과 6월 코스피시장에서 각각 36억원, 2240억원을 순매도하며 매도세를 줄였다. 그러나 7월 들어 다시 1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전월 대비 매도금액이 546%나 급증했다.
연기금의 매도세가 강해졌지만, 2차전지, 바이오 등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순매수에 나섰다. 연기금의 지난달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 바이오종목이 3개
삼성SDI(006400) 등 2차전지 관련 종목이 3개로 나타났다.
연기금의 순매수가 유입되면서 해당 종목들의 주가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 기간 코스피는 2.86% 하락했는데, 연기금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6.75%를 기록했다. 고려아연이 26.77% 급등했으며,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하이브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상승했다. 반면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평균 5.91% 하락했으며, 외국인 순매수 종목은 1.9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연기금이 순매수한 2차전지, 바이오 종목들은 7월 어닝 시즌을 맞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종목들이다.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CMO)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2분기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4122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0% 상승했으며, 영업이익(1668억원)은 105.7% 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매출(1446억원)이 277.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62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SDI와 포스코케미칼도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매출 3조3343억원으로 분기 매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포스코케미칼도 2차전지 양극재의 성장에 힘입어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800억원, 356억원을 기록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순환매 장세에서 실적 기대감과 함께 테마를 탈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종목들이 강세 흐름을 보였다”며 “실적시즌에 맞춰 코로나19 백신 관련 빅파마들과 2차전지 관련 기업들도 높은 실적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수송차량에 실려 출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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