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당일 나온 '카카오뱅크' 매도 리포트…"고평가 청약 자제해야"
높은 프리미엄 정당화 위한 해결 과제 산적…"장외시장 가격은 비교할 가치도 없어"
2021-07-26 13:51:02 2021-07-26 13:52:07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26일 카카오뱅크의 목표가를 공모가(3만9000원)보다 낮은 2만4000원으로 제시한 증권사 리포트가 발간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행한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의 프리리엄은 과도한 수준”이라며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청약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면서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했다.
 
BNK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높은 공모가와 시가총액은 이미 기대감이 선반영된 부분이지만 높은 프리미엄이 정당화되기 위해선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다고 지적했다. 김인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기존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익의 대부분이 이자이익에서 창출되고,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은 미미한 상황”이라며 “향후 공격적인 성공 가정을 감안해도 상장은행 규모 수준의 비이자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BNK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프리미엄 정당화를 위해선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 확대와 높은 대출 성장 지속, 검증된 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한 리스크 관리 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18조원의 기업가치가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비이자이익 확대가 필수적인데, 모바일을 통한 조회 및 자금이체는 수익창출 요인이 아니다"라며 "카카오뱅크 충성고객이 증권, 보험, 카드, 캐피탈 등 타금융상품도 선호할 것인가는 쉽게 결론지을 수 없는 문제"라고 판단했다.
 
그는 "유사한 시총을 보유한 신한지주의 2021년 비이자이익은 3조4000억원인 반면 3년 후 카카오뱅크 비이자이익은 827억원에 불과하다"며 "프리미엄이 정당화되기에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과도하게 선반영된 현재의 기업가치를 감안하면 투자자의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할 때 주가하락 폭은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장외시장 시가총액에 대해선 “카카오뱅크 시총 형성에 비교할 가치도 없다”고 혹평했다.
 
김 연구원은 “7월 기준 일평균 체결건수 및 수량은 각각 26건 및 776주에 불과해 신뢰할 수 없다”며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 34조원은 어이없는 수준”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카카오뱅크의 비교기업 선택도 적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간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4개 비교기업의 2020년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은 30.7%로 매우 높기 때문에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의 경우에도 7.3배로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의 ROE 4.1%가 향후에도 10%를 크게 넘어서는 ROE 실현이 어렵다는 점에서 높은 PBR 부여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공모가 산정에서 미국의 로켓컴퍼니, 브라질의 페그세구로 디지털, 러시아의 TCS홀딩스, 스웨덴의 노르드넷 등 4개 사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했는데, 이들 기업의 평균 PBR은 7.3배에 달한다. 반면 KB금융과 신한지주의 PBR은 각각 0.46배, 0.45배로, 기존 은행권 PBR은 0.37배 수준에 불과하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청약 자제 및 저평가 매력이 큰 기존 은행주에 대한 관심을 보다 안전한 투자를 위한 가이드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카카오뱅크 목표 시가총액은 올해 예상 자본총계인 5조5800억원 대비 목표 PBR 2.0배를 적용해 11조3000억원으로, 목표주가는 2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한편, 이날 10시부터 카카오뱅크는 공모주 청약에 돌입했다.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3만9000원으로 개인투자자의 최소 청약주수는 10주다. 최소 청약증거금은 19만5000원이며,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차증권(001500), 하나금융투자에서 청약이 가능하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IPO 프레스톡에 참석해 상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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