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이 최근 주력인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유럽과 러시아,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회복으로 건설기계 수요가 늘면서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선 올해 꾸준한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건설기계 업체
두산인프라코어(042670)는 올해 6월과 4월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월간 기준 역대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특히 유럽법인은 지난달 543대를 판매해 최대 판매를 기록했으며, 종전 최대 기록은 2019년 4월 504대다. 이 기록은 연초 세운 월 판매 목표를 13% 초과 달성한 것으로,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판매량이 늘며 실적 증가에 힘을 보탰다. 북미 시장에서는 지난 4월 210대를 판매하며 최대 판매 기록을 썼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판매량이 늘고 있는 유럽 시장에 더욱 주력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유럽법인(DIEU)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새로 선임한 유럽법인장은 정관희 상무로, 2006년 7월 두산인프라코어에 입사한 후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에서 두산인프라코어 장·단기 전략 기획을 주도했다. 선임 직전에는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 겸 영업·마케팅 책임자로 일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법인장 교체를 통해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는 유럽·중동·아프리카(EMEA)를 더욱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 굴착기 'DX225LC'. 사진/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267270)도 신흥 시장에서의 주문이 늘면서 최근 장비 공급이 벅찬 상황이다. 수주 잔량은 건설기계 8036대, 산업차량 4667대 등 총 1만2703대에 달한다.
지난 1분기 신흥 시장에서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226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엔 건설기계 2740대, 산업차량 933대 등 3673대를 수주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했다. 신흥 시장 중에서도 러시아·중남미·아프리카·동남아·중동 등에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반면 두 업체 모두 주력인 중국 판매량은 2분기 들어 부진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3월 중국 시장에서 굴착기 4591대를 팔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 판매고를 올렸는데 4월엔 약 2300대 5월엔 878대로 판매량이 급격히 줄었다. 5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2166대와 비교하면 59.5% 급감한 수준이다.
현대건설기계도 2분기 중국 시장 판매량이 둔화했다. 중국 굴착기 판매량은 2492대로 전년 동기보다 19.2% 감소했다.
중국 판매량이 감소한 건 최근 철강 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 지역의 공사 일정이 밀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침체했던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자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 강도를 낮추면서 건설 투자가 줄어든 탓도 있다.
증권가에선 주력 시장 부진으로 향후 실적 감소를 우려하지만 업계는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한다. 올 2분기 판매량이 감소한 건 일종의 '기저 효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2분기 중국 판매량은 코로나19로 미뤄졌던 물량이 몰려들면서 예년보다 크게 증가한 바 있다.
4월 이후 중국 판매량이 줄긴 했지만 상반기 전반적인 판매량 또한 나쁘지 않다. 실제 중국공정기계협회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올 상반기 중국 굴착기 판매량은 1만975대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던 2011년 상반기 1만2108대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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