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철강제품 유통업체인
휴먼엔(032860)이 대규모로 상장된 신주 물량에 주가 발목을 잡히고 있다.
최근 대규모 유증 결정으로 오버행(잠재적물량부담) 이슈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투자주의가 요구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휴먼엔이 신규 발행한 주식은 총 960만1463주로, 이는 지난해말 총발행주식수(950만403)의 101.06%에 달한다. 이중 CB의 주식전환으로 발행된 주식은 총 전체 발행주식의 22%에 달한다.
앞서 휴먼엔과
웰바이오텍(010600)은 각각 70억원을 투자해 특수목적법인 MP코퍼레이션(MPC)을 설립했다. 코비박은 러시아 기업 팜바이오-테크가 글로벌 판권과 독점 생산권을 가지고 있는데 MPC가 팜바이오-테크와 지분율 37.5%의 지분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코비박 관련주로 분류됐다.
코비박은 러시아에서 세 번째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으로, 기존 mRNA 백신들과는 작용 기전이 다른 ‘불활성화 백신(사백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구조를 보이는 ‘죽은’ 바이러스가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원리다. 지금까지 콜레라, 독감, 간염 등의 백신이 개발됐는데 부작용 우려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3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과 함께 WHO의 긴급 사용 승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코비박 관련주로 분류됐음에도 올해 휴먼엔의 주가가 하락한 것은 지속적으로 발행된 신주 물량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휴먼엔이 발행한 CB의 주식 전환가액은 2500~3700원 수준인데, 올해 초 휴먼엔의 주가는 9750원으로 전환 직후 물량을 매도할 경우 2.6~3.9배의 수익을 실현할 수 있었다. 급격히 늘어난 유통주식수에 대한 부담과 차익실현을 위한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휴먼엔의 CB는 지난 1월 117만4823주, 2월 197만2026주, 3월 52만8834, 5월 30만6063주가 발행됐다. 1월에는 6일과 18일 CB 46만6199주, 70만8624주가 발행됐는데, 70만주 이상이 발행된 18일에는 주가가 9.77% 하락했으며, 장중에는 28% 급락하기도 했다. 또 34만326주가 발행된 2월17일에 주가가 6%넘게 빠졌으며, 2월24일 156만1770주를 발행하고선 주가가 2거래일 연속 5%넘게 빠졌다.
올해 국내 철강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주요 사업인 철강 분야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한 점도 부담 요인이다. 올해 글로벌 철강 시황이 개선되면서 국내 철강주들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휴먼엔은 올해 1분기에도 6억원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지속했다. 신사업으로 추진한 리조트사업부문에서 신규 매출이 발생했으나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올해 미상환 CB 대부분을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CB 물량에 대한 부담은 줄었으나, 지난달 유상증자로 발행한 564만9717주의 보호예수가 내년 5월 풀릴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년 새 발행된 신주 물량이 전체 주식의 절반을 넘어서는데,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휴먼엔의 경우 경영권 분쟁 리스크도 남아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휴먼엔 스크랩사업. 사진/휴먼엔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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