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작년 팬데믹 수혜로 실적 성장한 게임업체들이 연봉을 크게 인상하는 등 성과급 잔치를 펼쳤지만, 올해 1·2분기 실적은 전년도 만 못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작이 늦어지면서 외형 성장은 못했으나 개발자들 몸값 인상으로 비용은 인상된 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연된 신작들의 흥행과 중국 판호 등 모멘텀이 동반돼야 게임업종이 주가 박스권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하락폭이 큰 곳은 펄어비스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1.2% 감소한 247억원으로 추정된다. 카카오게임즈와 넷마블도 각각 25.0%, 20.5%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게임업계 시총 1위 엔씨소프트도 1.6% 하락한 2057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업계의 2분기 연속 실적 부진에 전문가들은 급여 비용과 선제적으로 반영된 마케팅 비용을 원인으로 짚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초 개발자들 몸값 인상이 있었는데 외형은 크게 성장하지 못해 비용이 올라간 상황"이라며 "2분기에 마케팅 비용도 선제적으로 많이 반영됐다"고 했다. 반면 신작 출시는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실적 반영도 밀리고 있다.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업체들의 급여 비용은 일제히 증가했다. 엔씨소프트의 종업원 급여는 전분기(2156억원) 대비 205억원 증가한 2361억원으로 집계됐다. 넷마블과 펄어비스도 급여 비용이 각각 27%, 13%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주요 경영진(등기임원) 보상을 위한 비용에 16억원이 들어, 전분기 2조6000억원에서 급증했다.
이처럼 반기의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선 강력한 신작 모멘텀과 중국 판호 등 호재가 동반돼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윤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한국 MMORPG에 대한 판호 발급이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생겼으며 이는 국내 게임사들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향후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펄어비스의 경우 실적 부진이나 신작 모멘텀 부재 등 우려가 있었으나, 지난주 중국 판호를 받으면서 목표가 반짝 상향(7.77%)이 있었다. 올 들어 13~14만원 보합권을 유지하던 주가는 지난주 단숨에 20만원을 돌파했다.
그간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이 잇달았던 넷마블은 지난달 '제2의 나라' 신작과 아시아 흥행 모멘텀 등에 힘입어 반전을 꾀하고 있다. 주가는 지난 2월 8만원 돌파 이후 6만원대로 내려앉아 지지부진했지만, 역시 지난주 판호 기대감 등에 힘입어 단숨에 8만원대를 회복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상장 직후 8만9000원대를 찍은 후 6만원대에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으나, 지난주 신작 '오딘'이 구글 매출 1위를 달성햇다는 소식에 7만원 고지를 회복했다.
지난 2019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미디어 쇼케이스 현장.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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