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6월 첫 공모주였던
에이디엠코리아(187660)의 따상(공모가 대비 두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상한가 직행) 소식을 등에 업고 이달 두번째로 증시에 입성한
엘비루셈(376190)은 공모가(1만4000원)을 간신히 지킨 수준의 상장 첫날 성적표를 받았다.
에이디엠코리아도 상장 첫날엔 따상을 기록했지만 고평가 우려로 둘째날부터는 연일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잇따라 상장 준비 기업들의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면서 기업공개(IPO) 일정 자체도 지연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자진해서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하는 기업도 나타나 공모주 시장이 본격적인 침체기에 들어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엘비루셈. 사진/엘비루셈 홈페이지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증시에 첫발을 내딛은 엘비루셈은 2800원(15.56%) 하락한 1만5200원에 마감했다. 엘비루셈은 시초가를 공모가 대비 29% 높은 1만8000원에 형성한 이후 장 초반 고점을 1만9300원까지 높였다. 하지만 이후 급락세를 타며 16% 가까운 폭락으로 장을 마쳤다. 공모가만 간신히 지키며 체면치레를 한 셈이다.
지난 3일 신규 상장한 에이디엠코리아의 '따상' 소식에 이어 8조원이 넘는 증거금을 모으며 흥행몰이에 성공한 엘비루셈이었기에 투자자의 실망도 컸다. 엘비루셈은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824대 1을 기록해 증거금만 8조6500억원 가량을 모았다.
증시전문가들은 고평가 상황의 주가가 공모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수석연구원은 "기존 코스닥 상장 종목의 시가총액 대비 영업이익 배수는 93배 수준이지만, 신규 상장주는 228배"라고 지적했다. 리서치알음이 지난해 6월1일부터 신규 상장된 코스닥 기업 77개를 분석한 결과다.
고평가 논란에 이어 이달 들어 줄줄이 IPO 일정이 연기되고 있는 점도 공모주 시장 침체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에스디바이오센서에 대해 기관 수요예측(10~11일)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 특수로 급증한 실적이 코로나 종식 이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추가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청약 일정은 내달중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플랫폼업체인 오비고도 정정신고를 제출하고 공모 일정을 늦췄다. 당초 오비고의 기관 수요 예측은 지난 7~8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오는 28~29일로 미뤄졌다. 이에 따라 일반청약일정은 내달 1~2일로 변경됐다.
감독당국의 깐깐한 심사에 자진상장 철회를 요청하는 기업도 나타났다. 펫푸드 전문기업인 오에스피는 지난 11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한다고 밝혔다. 오에스피는 지난 3월 22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국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해 왔다.
IPO업계 관계자는 "고평가 논란이 이는 공모주 시장에 대해 금융당국이 까다로운 심사 조건으로 기업들의 증권신고서를 들여다 보고 있다"면서 "당분간 IPO 관련 기업의 자진철회 또는 정정신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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