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묶인 중국 SMIC…7나노 양산 감감무소식
공정은 확보했지만 생산 장비 못 구해
2021-06-07 06:02:07 2021-06-07 06:02:07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중국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가 7나노(nm, 10억분의 1m) 공정 기술을 확보했음에도 제품 양산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제품 양산을 위한 장비를 들여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6일 관련업계 및 외신을 종합하면 SMIC는 7나노 공정을 확보했다. SMIC는 4월 7나노 제품 위험생산(Risk production)에 착수하고 곧이어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SMIC는 당초 계획보다 2개월이 지났음에도 양산에 들어가지 않았다. 10나노 이하 공정에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필요한데, 이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곳은 네덜란드에 있는 ASML뿐이다. 1년에 30~40대만 생산할 수 있어 대당 1500억원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구하기 힘들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SMIC 공장. 사진/SMIC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은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자국 기업의 기술이 들어간 장비를 중국으로 수출할 수 없도록 제재했다. 다른 나라 제품이라도 불가하다. SMIC와 ASML이 미국의 제재 이전에 체결했던 공급계약에 대한 장비만 납품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계약에는 7나노 공정을 위한 EUV 노광장비는 들어 있지 않다. 
 
그렇다고 중국이 자체적으로 장비를 개발해 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자오하이쥔 SMIC 공동 최고경영자(CEP)도 중국 반도체 장비 기술력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중국 국무원의 과학기술분야 최고 학술기관인 공정원이 연 토론회에서 "중국 장비는 네덜란드보다 20년 뒤쳐져 있다"며 "정책과 산업 진입장벽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미국의 제재로 장비 확보가 어렵고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ASML를 상대로 경쟁하긴 어렵다는 점을 애둘러 표현한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말 28나노 공정 장비에 대한 기술개발에 성공했지만 실제 양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렇다 보니 중국은 7나노 공정을 확보했음에도 미국의 제재로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 미국과 대립하며 반도체 굴기를 추진 중인 중국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박사는 "미국의 제재로 중국은 ASML의 장비를 구할 수 없다"며 "장비에 들어가는 기술이나 부품도 미국기업으로부터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중국이 EUV 노광장비를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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