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바닥 민심을 훑기 위해 여당이 일주일간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회고록을 출간하면서 '조국의 시간'에 다시 빠져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청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조 전 장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지 주목된다.
1일 민주당에 따르면 송영길 대표는 2일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결과를 취합한 대국민 보고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민심경청 프로그램은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변화와 혁신을 위해 직접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으며, 취합된 결과를 종합해 당의 정책 방향 등에 반영하기로 했다.
약 일주일간 진행된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는 당 지도부를 포함해 각 지역위원장들이 함께 했다. 이 기간 송 대표는 군인 부실급식 실태를 점검하고, 청년·회사원·요양 보호사 등을 만나면서 '쓴소리'를 들었다. 이들은 송 대표에게 직접 민주당의 독선과 오만, 내로남불 등을 지적했다.
민주당이 직접 현장으로 나선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이 회고록 '조국의 시간'을 출간하면서 지도부의 고심은 깊어졌다. 보궐선거의 패배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조국 사태를 수습하는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이 다시 등장했기 때문이다.
민심 청취 기간 한 청년은 송 대표에게 "당 대표에게 조국 사태를 비롯한 여러 내로남불 사태를 어떻게 매듭지을 것인지, 새로 재건할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본질과 규정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나갈 것인지 묻고 싶다"고 요청한 바 있다. 때문에 2일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송 대표가 관련 입장을 표명할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조 전 장관에 대한 입장 표명이 도로 '조국의 시간'에 빠져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남국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2030 초선 5인방의 '조국 사과'를 거론하며 "언론에서 그걸 진솔한 사과로 받아줬느냐"며 "오히려 조국 프레임에 더 빠뜨려서 지지자들과의 충돌 프레임을 만들고 문자폭탄이네 뭐네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오히려 논란을 증폭시키고 폭발시켰다"고 했다.
지도부 역시 조 전 장관에 대한 당 입장 정리가 자칫 백신·부동산 등 민생 우선 노력보다 이목이 집중되는 것에 곤혹스러움을 표하고 있다.
반면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를 계기로 오히려 어떤 의미로 보면 한 단계를 좀 정리하는, 마무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며 "당의 입장에서만 보면 그걸로 촉발된 여러 가지 논쟁과 쟁점들을 단락짓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은 "일정 부분 입장을 전혀 표시 안 하고 갈 수는 없다. 왜냐하면 민주당이 계속 이것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수 없다"며 "빨리 민생을 살리러 가야 하고, 어떻게 하면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찾을지 국민들의 평가를 또 받아야 한다. 이 문제로 시간을 허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인근에서 열린 '국민소통 민심경청 프로젝트, 찾아가는 민주당' 행사에서 직장인,소상공인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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