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차기 대선 야권 후보 대통합을 둘러싸고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의 의견은 '자강론'과 '통합론'으로 갈렸다. 특히 이준석 후보가 "나경원 후보 머리 속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밖에 없나"라고 꼬집자 나 후보는 "(이 후보는) 유승민계로 분류된다는 지적이 있다"고 받아쳤다.
31일 MBC백분토론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첫 주제는 '어떻게 대선 준비할 것인가'였다. 이에 이준석, 홍문표, 조경태 후보는 '자강론'을 강조했고 주호영, 나경원 후보는 '통합론'에 무게를 뒀다.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나 통합은 앵무새처럼 반복한다고 안떨어진다"면서 외부의 특정 후보를 위한 룰을 만드는 것이 아닌, 버스처럼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당내 경선이 진행되는 소위 '버스론'을 언급했다.
그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정해진 시간에 버스가 출발했다. 밖에 사람이 있어도 출발했고 결국 승리했다"면서 "버스가 정시에 출발하고 (당 밖의 후보자가) 다음 정류장에서 타는 것은 자유다. 그렇게 하겠다는 것은 그분 선택"이라면서 대선후보 단일화에서 실패한 정몽준, 안철수 전 의원을 언급했다.
반면 나경원 후보는 "야권이 분열되면 여권의 40%를 절대 못이긴다"면서 "그럼 윤 전 총장이 안들어와도 버스가 출발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먼저 출발하면 당내 후보들만 타고, 야권의 다른 후보들은 공정성을 의심할 수 있다"면서 "우리의 경선열차는 추석을 지나 9월 말에 출발해 충분히 야권 후보들이 모이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후보도 "버스가 우리 시간에 출발한다면 야권 분열의 위험이 있고, 우리 당의 기득권으로 비칠 수도 있다"면서 "대선은 서울시장 단일화 달리 후보군이 많고 복잡할 수 있다"며 야권 분열의 단초를 만들면 안된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조경태 후보는 "우리 나름의 공정한 잣대를 정하면 서울시장 후보 경선처럼 우리 후보를 뽑고 타후보와의 단일화가 가능하다"면서 "우리 스스로 외부 인사의 눈치를 살피면 시간을 놓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홍문표 후보도 "비오는 집에는 손님이 안온다"면서 "'반문재인 벨트'를 구축해 당내외 후보가 들어와 선의의 경쟁의 틀을 만드는 것이 공정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정성이 있는 대선 경선룰을 만들기 위해 당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면서 명망과 공신력이 있는 사회단체들에 경선룰을 의뢰해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홍문표(왼쪽부터), 조경태, 주호영, 이준석,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1일 오후 서울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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