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군 죽은지 5년, 변한게 없다"
여전한 추모 열기…"세월호 8척만큼의 노동자 죽어간다"
2021-05-28 15:47:27 2021-05-31 17:42:29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지난 2016년 스크린도어(승강장안전문)를 홀로 수리하다 지하철 사고로 사망한 '구의역 김군'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5주기에도 여전했다.
 
28일 사고 지점인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플랫폼 스크린도어(승강장안전문)에는 김군을 그리는 포스트잇이 빼곡했다. 조화 및 김군이 끝내 먹지 못한 컵라면이 놓여있었다.
 
케이크과 포스트잇도 눈에 띄었다. 종이에 적힌 메시지는 생일 축하 내용, "(고인 생일인 5월)29일까지 치우지 말아주세요"라는 메시지 등이었다. 시민들은 포스트잇을 붙이는가 하면 추모 상징들을 보면서 지나갔다.
 
이날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현장을 찾아 '안전한 일터, 차별없는 사회, 평등한 대한민국'이라는 내용의 포스트잇을 스크린도어에 붙여 추모에 동참했다.
 
여 대표는 "5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며 "중대재해법이 제정됐지만 문재인 정부와 집권 여당, 제1야당은 원청 기업주 책임을 면하게 하려고 몸부림을 친 끝에 빠지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해 2400명 노동자가 계속 죽어가고 있다"면서 "한해 세월호 8척이 땅속에 가라앉아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포스트잇 메시지들은 '부디 그곳에선 편히 쉬세요', '이제 그만 죽자. 이제 그만 죽여라', '중대재해 기업처벌 강화하라' 등의 내용이었다.
 
노동자 사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다고 한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시민은 '술먹고 죽은 의대생은 비오는 날에도 추모한다 난리떨더니 힘든 삶 살다간 젊은 노동자에겐 눈물조차 흘려주지 않네'라고 탄식했다.
 
한강에서 실종된 뒤 사망한 손정민씨에게 사회적 관심이 몰리고, 평택항에 부두에서 300㎏ 철판에 깔려 숨진 이선호씨에게는 사회적 관심이 덜한 현실을 비판한 것이다.
 
구의역을 관할하는 서울시를 걱정하는 포스트잇도 있었다. '시장 하나 잘못 뽑았더니 인력 1000명 감축?! 세훈아 서울이 네꺼냐'라는 내용이었다.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가 한해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면서 인력 1000명을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27일 구의역을 방문해 추모한 뒤 올린 SNS글에서 "일요일이 평일에 비해 안전사고 사망자 비율이 2배가량 높다"면서 "비숙련공·비정규직이 휴일이나 야간 작업에 내몰리는 관행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능한 공공사업의 공휴일 작업을 꼭 필요한 곳 외에는 최소화하려고 한다"면서 "사망사고를 줄이고 대책 마련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의역 김군' 5주기인 28일 한 시민이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플랫폼에서 포스트잇을 붙여 추모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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