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FnC 슈콤마보니의 'VR 썸머 하우스'의 매장 모습. 사진/코오롱FnC 홈페이지 캡쳐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유통업계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통한 메타버스(Metaverse)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이라는 뜻의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3차원 가상세계를 혼합한 공간을 말한다. 패션·뷰티 기업부터 백화점, 편의점까지 VR 쇼룸,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 등으로 고객 점점을 강화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069960) 판교점은 VR로 매장을 둘러볼 수 있는 'VR 판교랜드'를 운영중이다. VR 판교랜드는 VR 기술을 적용한 가상의 백화점으로, 어디서든 휴대폰으로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지하 1층부터 10층까지 50여곳을 360도 둘러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과 더현대닷컴 모바일 앱에서 VR 판교랜드에 접속하면 백화점 매장을 둘러볼 수 있고, 페레가모, 발망, 아미 등의 매장은 'VR 쇼룸'을 운영해 매장에 진열된 상품을 자세히 볼 수 있다. 구매는 물론 카카오톡을 이용한 구매 상담도 가능하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관계자는 "기존 가상현실 매장이 단순 온라인 쇼핑을 위한 이색 콘텐츠였다면, VR 판교랜드를 통해 고객들에게 오프라인 마케팅과 접목한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에 가지 않아도 제품을 둘러볼 수 있는 VR 쇼룸 운영도 활발하다. 코오롱FnC의 슈콤마보니는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를 VR로 구현한 'VR 썸머 하우스'를 열었다. 360도로 제품을 자세하게 볼 수 있고 스타일링 정보도 제공한다. 펜디도 최근 모바일 전용 'VR 스페이스'를 열고 21SS 버티고 컬렉션 화보를 공개했다. 화면 속 제품을 터치하면 펜디 홈페이지로 연결돼 구매도 가능하다.
AR을 통한 간접 체험도 가능하다. 이랜드의 주얼리 브랜드 로이드는 최근 온라인몰에서 실시간 착용 서비스를 도입했다. AR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이 실시간 영상으로 귀걸이를 시험 착용할 수 있다. 다음달부터는 반지와 목걸이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한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VR 판교랜드' 속 1층 매장 화면(왼쪽)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구찌 제품 착용 모습. 사진/심수진 기자
네이버Z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는 구찌부터 나이키, MLB 등의 패션 브랜드들이 입점했다. 입점 브랜드 제품을 아바타에 자유롭게 입힐 수 있다. 편의점 CU도 제페토에 입점, 한강공원 맵에 'CU 제페토한강공원점'을 열어 인기 상품과 CU만의 차별화 상품들을 선보인다. AR을 활용해 편의점의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게 한 것이다.
AR로 화장품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뷰티 앱 '티커(Ticker)'는 론칭 50여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가 50만건에 달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AR을 통해 돌체앤가바나 뷰티, 로라 메르시에, 에스쁘아 등 브랜드 제품으로 다양한 메이크업을 체험할 수 있고, AR이 적용된 화면으로 영상통화도 가능하다.
비대면 플랫폼이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VR, AR 메타버스 이용이 확대되자 유통업계도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중이다. 제페토의 글로벌 가입자 2억명(올해 2월 기준) 중 10대 이용자는 80%에 달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메타버스 시장이 현재 460억달러(약 52조원)에서 오는 2025년 2800억달러(약 31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 온라인 강화를 넘어 고객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쇼핑 경험을 할 수 있게 점점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소비를 주도할 MZ세대를 겨냥한 서비스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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