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올해 여름은 예년보다 덥고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처럼 '블로킹(고위도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면서 주변 대기 흐름을 막는 온난 고기압)'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이상기후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철(6~8월) 3개월 전망 해설서에서 "이번 여름철 기온은 6월과 7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고 8월은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월별로 보면 6월에는 평년(21.1~21.7도)보다 기온이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 낮을 확률이 20%로 나타났다. 7월도 평년(24~25.2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였다.
8월은 평년(24.6∼25.6도)보다 높을 확률이 50%였고,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은 각각 30%와 20%로 추산됐다. 폭염 일수는 예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강하고 북태평양과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높기 때문이다. 다만 찬 공기를 몰고 오는 음의 북극진동이 진행되고 있고, 티베트고기압도 강하게 발달하지 않아 2018년의 극단적 폭염이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수량은 지역차가 매우 크고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월별로는 6월에 평년(101.6~174㎜)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 7월엔 평년(245.9~308.2㎜)과 비슷하거나 적고, 8월은 평년(225.3~346.7㎜)과 비슷할 확률이 50%로 예상됐다.
역대 최장 장마가 이어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땐 강수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여름 장마는 6월24일부터 8월16일(54일간)이었으며 6월 183.8㎜, 7월 420.7㎜, 8월 401.6㎜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현수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라니냐가 종료되는 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빠르게 확장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에서도 이 때문에 65년 만에 가장 빠른 장마가 찾아왔다. 우리나라도 정체전선 영향으로 6월 초반 강수량이 평년보다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마 시작 시점에 대해서는 "6월 전반 정도까지는 동중국해에 있는 장마전선이 우리나라까지 올라오기 힘들다는 게 내부적 판단"이라며 "6월24~25일, 제주도는 6월19~20일 평년과 비슷하게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여름 태풍은 평년 수준인 2~3개 정도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추세를 봤을 때 강한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올해 변수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블로킹이다. 지난해 기상청은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평년보다 2배 이상 많고 특히 7월 말과 8월 초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장 장마가 찾아오고 평년 기온을 밑도는 등 실제 기상은 예측을 완전히 빗나간 바 있다.
기상청은 "최근 기후변화로 바이칼호·몽골 지역이나 동시베리아 부근으로 블로킹이 발달할 경우 우리나라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압계의 변화가 클 수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초여름 날씨를 보인 지난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대공원 무지개분수대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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