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가입자 주춤하는데…경쟁자 자꾸 느는 OTT 시장
2021-05-17 16:05:09 2021-05-18 15:59:13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시장 선도하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며 관련 업계가 포화에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시각이 대두되는 가운데, 대규모 자본과 유명 콘텐츠를 등에 업은 거대 OTT 사업자가 추가 등장하며 시장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OTT 기업의 고심은 깊어졌지만, 신규 콘텐츠 수급 상황에 따라 추가 성장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17일 블룸버그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통신기업 AT&T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케이블TV 채널 '디스커버리'를 인수해 자사의 미디어 부문인 '워너미디어'와 합병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구체적인 인수 방법이나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AT&T는 디스커버리 인수로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에 맞설 OTT 서비스를 만들 그림을 그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워너미디어의 OTT 'HBO맥스'와 디스커버리의 OTT '디스커버리 플러스'가 스트리밍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해석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누적 가입자가 전년 동기 대비 1100만명 증가하며 큰 성장폭을 보이고 있는 HBO맥스에 디스커버리까지 가세하면 더욱 막강한 콘텐츠 파워를 갖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HBO맥스는 최근 공개한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고질라 vs 콩' 등이 큰 관심을 끌며 사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새로운 OTT 공룡 탄생이 예고됐지만, 시장 상황은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 최근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시장 기대보다 낮은 실적을 발표하며 OTT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지난 1분기 신규 유료 구독자가 398만명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인 620만명을 크게 밑도는 수치임과 동시에 최근 4년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의 2분기 신규 가입자 수가 100만명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부터 월간 신규 설치 기기 대수가 꺾이기 시작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0년 12월 약 93만대였던 넷플릭스 신규 설치 안드로이드 기기는 지난 1월 약 89만대, 2월 약 75만대, 3월 약 48만대, 4월 약 35만대로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도 급격한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시장은 2021년 1분기 말 누적 가입자 1억9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실제 디즈니플러스 누적 가입자는 기대치에서 약 540만명 모자란 1억360만명에 그쳤다. 
 
국내 OTT도 대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내내 넷플릭스의 독주에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하지 못한 채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정체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는 국산 OTT 앱(웨이브·티빙·왓챠·시즌·U+모바일tv 등) MAU(월간 사용자)가 1년 넘게 600만명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티빙의 경우 오리지널 콘텐츠에 힘입어 나홀로 성장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티빙은 최근 '여고추리반', '유명가수전 히든트랙'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하며 1분기 유료 가입자를 지난해 4분기 대비 29.3% 끌어올리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장기적 관점에선 OTT 업계가 여전히 큰 성장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본다. 최근 글로벌 OTT가 주춤한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신규 콘텐츠 제작이 다수 지연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용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넷플릭스는 하반기 신규 콘텐츠 출시 및 공유 계정 제한으로 가입자 증가폭이 확대될 예정"이라며 "디즈니도 콘텐츠 제작 정상화가 기대돼, 단기적 주가 흐름은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한다"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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