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네이버가 갑작스런 조기 종료로 빈축을 샀던 '블로그 챌린지'를 24일 재개한다. 기존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새로 시작하는 만큼 보다 상세한 가이드를 마련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다만 한 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블로그팀은 17일 저녁 "지난 챌린지에서 참여를 완료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오늘일기 챌린지를 새롭게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앞선 이벤트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이벤트가 진행됐던 기간(3일)을 제외한 11일 동안(5월24일~6월3일) 신규 챌린지가 열린다.
챌린지의 참여 방법은 기존과 같다. 이벤트가 재개되는 24일을 기준으로 7일차인 30일이 지나면 네이버페이 포인트 5000원을, 6월3일까지 완주를 하면 1만원을 지급한다. 기존 챌린지 참여 시 수령한 1000원을 합하면 총 1만6000원 상당의 혜택을 얻는 셈이다. 네이버 측은 "참여 대상이 맞는지 우선 확인 후 참여 가이드와 유의사항에 따라 글을 작성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이벤트의 조기 종료 당시 '어뷰징 형태의 참여자'를 지목했던 만큼 네이버는 보다 상세한 게시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우선은 1인당 1개의 ID로만 참여를 제한, 중복 참여를 막았다. 여러 ID로 참여를 하더라도 혜택은 알파벳순 1개의 ID로만 지급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동일한 문자, 문구 등을 단순히 반복한 글 △내용 없이 태그만 있는 글 △수익성 리뷰 및 홍보성 체험단 글 △복사/붙여넣기 또는 자동화된 수단을 사용한 글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 등을 챌린지 취지에 맞지 않는 글의 유형으로 분류해 어뷰징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챌린지 완료 블로거 중 100명을 추첨해 블로그 기록을 책으로 만들어주는 추가 혜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네이버가 '블로그 챌린지: 오늘일기'를 오는 24일 재개한다. 사진/네이버 블로그팀
앞서 네이버는 이달 1일부터 보름간 매일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총 1만6000원 상당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하는 '블로그 챌린지: 오늘일기'를 진행했다. 파격적인 보상에 수십만의 참여자가 몰렸지만 3일만에 이벤트가 돌연 종료되며 이용자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했다.
이벤트 종료 당시 네이버는 "여러 아이디로 복사 글을 붙여쓰기하는 등 어뷰징 형태의 참여자가 지나치게 많았다"며 이벤트 종료 배경을 설명하고 3일차까지 참여한 사람에게는 약속대로 네이버페이 포인트 1000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접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자정 무렵 올라온 일방적 통보에 가까운 공지에 비난이 쏟아졌다.
이후 네이버는 "여러 상황을 대비하지 못하고 블로거분들에게 혼란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거듭사과했지만 이용자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수의 이용자들은 네이버가 추가 공지에서도 "본래 취지와 거리가 먼 내용과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참여 해주시는 분들도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며 이벤트 종료의 원인을 이용자로 돌리는 듯한 태도를 지적했다. 이들은 청와대 청원,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항의 카페 개설 등으로 지속적인 불만을 표했다.
결국 네이버는 블로그 챌린지 재개를 선언했다. 다시 시작을 하는 만큼 본래의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3일차 이벤트까지 참여한 블로거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네이버페이 1000포인트는 당초 예정됐던 27일이 아닌 7일 중 조기 지급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벤트 재개로 네이버가 무너진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네이버가 지급하기로 했던 1000포인트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사례가 많아 불만은 여전한 상태다. 일부 참여자들은 "1000포인트는 지급이 안됐는데 신규 참여 대상은 맞다고 나온다"며 "도대체 어떤 기준이 적용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불편을 토로하기도 했다. 네이버 측은 "지급 조건에 맞지 않은 게시글을 작성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순차적으로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참여자 수가 워낙에 많았던 만큼 아직까지 제대로 지급이 안된 사람들도 있다"며 "포인트 지급에 오류가 있는 블로거들은 고객센터로 연락을 달라"고 덧붙였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