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전 세계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파운드리(위탁생산)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린다. SK하이닉스는 설비 증설,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13일 SK하이닉스는 정부가
삼성전자(005930) 평택캠퍼스에서 발표한 'K-반도체 전략'에 대해 환영의 뜻을 전하며 파운드리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날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현재 대비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설비증설, 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2% 수준에 불과한 전형적인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다.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중국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운영 중일뿐이고, 청주 사업장에는 파운드리 설비 공간이 남아 있는 정도다.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사진/뉴시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SK하이닉스가 공급 안정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또 SK하이닉스는 국내 팹리스 기업들을 지원해 비메모리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사는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해 국내 팹리스(설계기업)들의 개발과 양산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며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모바일, 가전, 차량 등 반도체 제품 공급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전했다.
설비투자뿐만 아니라 M&A도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박정호 부회장은 2012년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인수를 진두지휘한 경영자다. 이에 따라 업계는 SK하이닉스가 조만간 M&A 등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박 부회장은 앞서 2017년 일본 키옥시아(당시 도시바메모리)에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는 인텔 낸드사업 인수계약 등 SK하이닉스의 굵직한 투자에 관여한 바 있다.
게다가 박 부회장은 이미 파운드리 분야 M&A에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파운드리에 더 투자해야 한다"며 "국내 팹리스들에게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주면, 이들 기업은 여러 기술개발을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는 노종원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이 "8인치 파운드리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SK하이닉스가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박 부회장이 조만간 M&A나 공격적인 지분 인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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