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자동차업계가 임단협과 고용 문제를 둘러싸고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면서 한치 양보없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노노(노조와 노조) 갈등이 벌어질 가능성도 예상된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조원들이 전면파업에 임하고 있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완성차 노조인 현대차 노조는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임시대의원 대회를 열고 사측에 정년 연장, 신사업에 대응한 일자리 지키기, 임금 인상, 성과금 지급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를 거쳐 17일 단체 교섭 요구안을 발송하고 이달 말 올해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는 11년 만에 임금 동결에 합의하며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냈다. 1998년 외환위기와 2009년 세계금융위기에 이은 세 번째 결정으로 "함께 위기를 극복하자"며 한목소리를 냈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1조65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1.8% 증가한 수치다. 노조는 이같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이번 임단협에서는 그간 동결분을 만회하는 요구안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기아의 1분기 영업이익은 142.2% 급증한 1조764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다. 기아 노조는 지난해 4주간 부분파업을 벌였으나 결국 기본급 동결 합의한 만큼 올해 임단협에서는 인상안을 내놓고 이같은 조건을 관철시키려는 분위기다.
기아는 지난달 27일 2021년 노사간 상견례를 진행했으며 이날 임금 및 별도요구안 마련을 위한 임시대위원대회를 개최한다.
기아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성과에 걸맞은 복지 확대 방안을 제시해야할 것"이라며 "3만 조합원 총고용 확보를 위한 명확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임단협을 두고 벌어질 노노간 협상도 관심사다. 현대차그룹에는 지난달 29일사무·연구직 노조가 탄생했다. 해당 노조의 중심 축은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다. 올해 현대차 임단협에서 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합의안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사무직 노조 관계자는 "현행법상 사용자는 노조로부터 교섭요구를 받으면 해당일로부터 7일간 해당 내용을 공고하고 다른 노조와 근로자에 알려야한다"며 "올해 임단협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이미 임시대의원대회를 거쳐 올해 임금 요구안을 확정했다. 다만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지엠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라 지난달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한 데 이어 이달에는 창원공장도 50% 감산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번 협상에서 월 기본급 9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및 격려금 1000만원 수준을 제시했다. 또 구조조정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인천 부평 1·2공장과 경남 창원공장의 미래발전 계획 확약 등도 요구안에 담겼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지난 4일 오후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했다"며 "그전에도 답변이 오기까지 2주가 소요됐으며 노조는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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