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엔씨소프트에 '제네시스' 상표소송 승소
불사용 취소심판 '청구성립'…브랜드 활용 확대 움직임
2021-05-06 14:47:13 2021-05-06 17:35:11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현대자동차가 엔씨소프트와의 '제네시스' 관련 상표 소송에서 승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몇 년간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 등과 '제네시스' 상표를 두고 법적 싸움을 벌여왔던 만큼 향후 상표권 분쟁 가능성을 줄이고 사용 범위를 전방위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란 해석이 나온다.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일렉트리파이드 G80' 사진/현대차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3일 엔씨소프트가 가지고 있던 '리니지II제네시스' 상표권에 관한 취소 심결을 받아냈다. '불사용 취소심판'을 통해서다. 상표법 제119조 1항에는 상표권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등록상표를 3년 이상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지 않은 경우 상표 등록이 취소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7년 협상을 통해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제네시스 관련 지정상품 제9류 '소방차' 에 대한 권리를 양도받은 바 있으나 이번 '마스크' 내용에 대해서는 소송을 택했다. 양도·양수 수순보다는 소송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소송을 진행할 경우 심판청구인(현대차)가 해당 상표가 3년 동안의 활용 여부를 입증해야 하는 것이 아닌 상표권자(엔씨소프트)가 사용됐음을 입증해야 한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도 이번 현대차의 소송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없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과거 상표권 등록 시 게임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를 지정 상품으로 포함했다”며 “현재 해당 분야에 대한 사업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이같은 대응이 향후 제네시스 상표 사용처를 확대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고 진단한다. 통상적으로 불사용 취소심판의 경우 해당 브랜드, 사명, 제품명 등을 여러 사업에 확대 활용하기 위한 법적 대응 방식으로 널리 쓰여진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관련 소송은 처음이 아니다. 현대차는 지난 5년간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와 ‘제너시스’ 상표를 두고 법적 공방을 벌여왔다. 비비큐의 정식 사명은 '제너시스비비큐'다. 한글 명칭은 현대차의 제네시스와 상이하나 영문표기는 'GENESIS'로 동일하다. 
 
현대차는 2016년 8건, 2017년 1건, 2018년 3건, 2019년 5건, 2020년 16건 등 비비큐와 'GENESIS' 관련 33건의 송사를 진행한 바 있다.
 
특허법인 관계자는 “상표는 동일한 단어라도 쓰임새가 다르면 각각의 사업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으나 겹칠 때 법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를 불사용 취소심판을 통해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법정 싸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지난달 중국 론칭에 이어 다음달에는 유럽 진출에 나선다. 최근에는 브랜드 최초 전기차인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Genesis Electrified G80)'를 공개하기도 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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