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황교안 미래통합당 전 대표가 "혈맹을 넘어 더 깊은 '가치동맹'을 이뤄야 한미가 윈·윈(win-win)하고 '국제적 외톨이'를 면할 수 있다"라며 한미동맹 강화를 주장했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선 황 전 대표의 미국 방문이 오는 21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황 전 대표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있는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방문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헌법이 보장한 자유민주주의를 토대로 더욱 새롭고 창의적인 한미동맹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한민국 정치지도자의 의지가 중요하다"라며 "이제 제가 물꼬를 트겠다. 한미동맹의 현대화뿐 아니라, 가치 면에서보다 '무거운 혈맹'을 지향하기 위한 진짜 리더십을 시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황 전 대표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좋은 전통을 잘 계승하고, 나아가 미래형 한미동맹 개념설계를 다시 해야 할 때"라며 "맹목적인 진영논리에만 매몰된 20세기형 안보관은 한미동맹을 남북대치 상황으로만 바라보지만, 실상은 우리의 안보는 더 넓고 다양하다"라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북핵문제 등과 관련된 안보가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 우리의 안보가 전부 설명되지는 않는다"라며 "현재 국민들이 고통받고 계시는 코로나 백신 대란도 안보 문제이고, 사이버테러와 데이터 보안 이슈도 중요한 안보 이슈다. 반도체 위기는 말할 것도 없다"라고 했다.
아울러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발맞추어 대한민국의 경제영토를 확장하는 것은 이 시대 대한민국의 사활적 이해와 직결돼 있다"라며 "미국을 위시한 세계적 기술혁신 기업들과 연대해, 대한민국의 일류기업 및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정부가 적극 나서 세일즈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의 기본은 정치이고 한미동맹"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에선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황 전 대표의 미국 방문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미정상회담에 고춧가루라도 뿌려질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자신이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전 미국을 방문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많은 전문가들이 제발 한국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 건 좋은데 외국에 나와선 통일된 내용, 하나의 목소리를 해줬으면 좋겠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미정상회담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거로 보이지만, 정상회담이 갖는 중차대한 의미를 감안했을 때 걱정되기는 하다"라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중인 황교안 미래통합당 전 대표가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사진/황교안 미래통합당 전 대표 페이스북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