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최근 불거진 기가인터넷 속도 저하 문제가 집단 소송으로 확대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작은 철저한 진상 조사 요구다. 민원인 혹은 피해자가 모이는 대로 정부에 기가인터넷 속도뿐만 아니라 가입 실태부터 전반적인 품질까지 조사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할 계획이다. 조사를 바탕으로 충분한 피해사례가 확보되면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법무법인 주원은 5일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에서 초고속 기가인터넷 부당 가입 진상 조사 및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민원인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모집 대상은 기가인터넷 설치가 안 되는 환경임에도 통신사가 해당 서비스 가입을 받은 것인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조사를 요구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모집 기간 없이 최대한 많은 민원인과 피해자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최근 통신 3사를 대상으로 기가인터넷 속도 문제 조사에 착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인터넷 품질조사와 별개다.
화난사람들에서 모집된 인원은 여기에 더해 '불공정 가입' 문제까지 함께 조사할 것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기가인터넷 서비스 제공이 안 되는 지역에서도 기가인터넷 서비스에 가입시키고 그 요금을 받은 것인지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것이다. 이들은 인터넷 품질 문제 발생 시 소비자가 직접 속도를 측정해 통신사에 이의를 제공해야 하는 구조에서 선제적 대응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기에 감독 기관인 과기정통부가 다각도에서 사안을 들여다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법무법인 주원의 김진욱 변호사는 "이번 사태로 정부의 품질 조사가 신뢰를 많이 잃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담기면 조금 더 제대로 된 조사가 가능하지 않을까 해 공론화하는 취지에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주원은 기가인터넷 속도 저하 관련 피해자도 모집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원하면 집단 소송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3월 모집을 시작한 '5G 통신 품질 불량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 소송'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5G 품질 관련 집단 소송도 추진 중이다. 그는 "기가인터넷 가입자가 다 모이면 좋겠지만, 일단 1000명 이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피해 사례를 충분히 확보한 다음에 소송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초고속 기가인터넷 속도 저하 문제는 지난달 18일 유명 IT 유튜버 잇섭(ITSub)이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KT의 10Gbps 인터넷 서비스가 약속된 속도의 100분의1 수준으로 제공되고 있었다는 영상을 올리며 시작됐다. KT가 문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10Gbps뿐만 아니라 2.5Gbps 이상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약 9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잇섭과 같은 피해를 본 사용자가 추가로 24명 발견되면서 논란은 커졌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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