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운임이 나란히 사상 처음으로 3000을 돌파했다. 현재 해상 운임은 지난해보다 최소 3배가량 높은 수준으로 유례없는 고공행진에 해운사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100.74를 기록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넘었다. 이는 전주보다는 4.1%, 1년 전(852.27)보다는 263.8%가량 오른 수준이다. SCFI는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지수다. 2009년 1000을 기준으로 처음 집계를 시작한 이 지수는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2000을 돌파한 뒤 계속해서 고점을 유지 중이다.
가장 가파르게 오른 곳은 미국 동쪽으로 가는 항로다. 이곳으로 가는 12미터(m) 컨테이너 1개당 운임은 6419달러로, 전주보다 732달러 올랐다. LA와 롱비치항으로 대표되는 미국 서쪽 노선은 같은 기간 전주보다 56달러 오른 5023달러를 기록했다. 미주 서쪽 항만 적체가 심해지면서 지난주에는 동쪽으로 가는 선박이 많아져 이곳 운임이 크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
유럽 운임도 꾸준히 강세다. 지난주 6m 컨테이너 1개당 운임은 4630으로 전주보다 305달러 올랐다. 지중해 항로도 4705달러를 기록하며 259달러 높아졌다.
곡물, 석탄, 철광석 등을 실어나르는 벌크선의 운임지수인 발틱운임지수(BDI)도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주 운임은 3053달러로 컨테이너선과 마찬가지로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배가량 올랐고 코로나10 직전인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8배 가까이 급등했다.
특히 대형 선박인 케이프사이즈(Capesize) 운임은 하루 4만달러까지 올랐으며, 대형선 운임이 상승하면서 중소형선도 동반 오름세를 보였다.
BDI는 그동안 컨테이너선보다는 완만한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이미 2000을 돌파한 컨테이너선과 달리 벌크선은 올해 3월 들어서야 이를 넘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운임이 지난주 나란히 사상 최초로 3000을 넘었다. 사진/HMM·팬오션
벌크선 운임 상승은 중국이 철강 생산을 위해 브라질산 철광석 수입을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외에 미국과 유럽도 철강 제품 가격이 상승하자 조강 생산량을 늘리는 추세다. 철광석 물동량 증가로 벌크 운임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이처럼 해상 운임이 지난해 말부터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해운사들은 올해 역대급 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컨테이너선사들에 대한 기대가 높다.
컨테이너선사는 화주와의 장기 계약 기간이 통상 6개월~1년가량인 반면 벌크선은 최소 5년이기 때문이다. 즉 컨테이너선사가 가격 변화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국내 컨테이너선사 1위 HMM의 경우 올해 작년보다 200% 이상 영업이익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벌크선사 1위 팬오션은 20% 안팎 증가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이처럼 업체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해운업이 올해 내내 '슈퍼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예상에는 이견이 없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주는 중국, 일본 연휴에 따른 비수기 국면이나 운임 상승 추세는 유지될 것"이라며 "연말까지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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