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가 10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다,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1년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4월 전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5포인트 오른 88을 기록했다. 지난 2월에 83을 기록한 이후 3개월째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다. 이달 전산업 BSI는 2011년 6월(88) 이후 9년 10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 호전을, 낮으면 악화 예상 기업 더 많다는 뜻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로 단기적인 경기예측지표로 사용된다.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전 산업BSI가 100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제조업은 수출 호조로 전자·영상·통신장비 화학물질·제품, 기타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상승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피로 누적으로 외부 활동이 증가하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비제조업도 전산업을 중심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업황BSI는 96으로, 전월 대비 7포인트 올랐다. 반도체 등 전자부품 가격의 상승으로 화학물질·제품(13포인트), 전자·영상·통신장비(7포인트)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어린이날에 따른 완구수요 증가와 스포츠용품 판매 증가로 기타 제조업도 17포인트나 급등했다.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82로 5포인트 올랐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07, 중소기업이 83으로 각각 8포인트, 5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는 여전했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은 109, 내수기업은 88로 각각 12포인트, 3포인트 상승했다.
기업의 체감경기에 소비자의 심리를 함께 반영하는 경제심리지수(ESI)도 4포인트 오른 105.3을 기록해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는 2012년 4월 108.8을 기록한 후 9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과거 평균보다 경기가 나아졌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어린이날을 앞두고 완구수요 증가로 기타 제조업도 17포인트나 급등했다. 사진은 완구판매점 모습.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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