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일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공동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에 대해 "잠수함 협력사업과 함께 양국 간 고도의 신뢰와 협력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인도네시아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하고 "방산 협력 시 한국은 단순히 완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전, 기술협력, 공동생산, 제3국 공동 진출을 통해 호혜적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한 "한국은 아세안을 대표하는 인도네시아와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고, 아세안 국가 중 유일하게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며 "신남방정책을 통해 양국 간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있게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프라보워 장관은 서욱 국방부장관 등과 다양한 문제를 두고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면서 "미래의 국방 협력을 제고하기 위해 강력한 의지를 담을 것을 약속드린다"며 "전투기 프로젝트를 비롯한 한국과의 협력 사업들이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인도네시아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이자 KF-X 공동개발사업에 제동을 건 인물로 알려진 프라보워 장관의 이번 방한은 양국이 총사업비 8조8000억 원을 공동 부담해 오는 2028년까지 개발하기로 한 KF-X(인도네시아명 IF-X) 시제기 출고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당초 인도네시아는 사업비의 20%인 1조7338억 원을 분담하고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48대를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2월까지 내야 하는 8316억 원 가운데 2272억 원만 납부한 상태며 KF-X 개발주관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했던 기술진 114명도 작년 3월 모두 철수시켰다.
인도네시아 측은 경제난 등을 이유로 분담금 지급을 미루고 있지만, 인도네시아가 미국 보잉사의 F-15EX, 프랑스 라팔 등 검증된 외국산 전투기 구매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발 및 검증 기간이 필요한 KF-X 사업에 다소 소극적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렇기에 이번 프라보워 장관의 방한은 KF-X 사업 참여 의사를 재확인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프라보워 장관은 청와대 예방 전 강은호 방위사업청장과 만나 자신의 이번 출고식 참석이 "좋은 메시지(Good message)"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프라보워 장관은 접견 말미에 "국방장관으로서 저는 인도네시아의 식량기지 사업도 주관하고 있다"며 한국의 협력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경제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 달라"고 배석한 서욱 장관 등에게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8일 오후 청와대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하고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공동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을 “양국 간 고도의 신뢰와 협력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인도네시아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