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당장이라도 조금만 손 보면 시민들에게 공원으로 임시 개방하고 싶습니다. 새 시장님이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예쁘게 만들어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임기 마지막 일정으로 송현동 부지를 찾은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다음 시장이 취임하더라도 송현동 공원 조성계획의 차질없는 추진을 전망했다.
서 권한대행은 지난 주 부지매각을 위한 조정서 체결이 이뤄진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현장을 5일 오후 현장방문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5일 송현동 부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서울시와 대한항공, LH는 권익위 중재로 지난달 31일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한 조정서에 서명했다. 조정서 체결은 권익위 소위 의결과 시의회 의결 등을 거쳐 최종 성립되고 효력이 발생한다.
2019년 한진그룹이 송현동 부지 매각의사를 밝힌 이후 서울시는 110년간 시민들로부터 단절된 송현동 부지를 공원으로 되돌려주기 위해 대한항공 측과 협의를 진행했다. 대한항공이 작년 6월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신청하는 등 협의에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권익위 중재 아래 총 8차례 협의 끝에 3자 간 조정서를 체결했다.
매각방식은 대한항공과 LH가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서울시와 LH가 토지 교환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관심을 모았던 부지 매매가격은 서울시에서 2곳, 대한항공에서 2곳의 감정평가법인을 선정해 산술평균으로 매겨진다.
LH와의 교환 부지는 현재 LH 땅 투기 사태로 인해 다소 지연되고 있으나 향후 LH의 주택 공급계획을 토대로 검토해 선정한다. 서울시는 최종 계약체결 이전이라도 대한항공 동의를 거쳐 담장 철거, 진출입로 정비 등으로 시민에게 임시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특히, 오는 8일부터 새로운 시장의 임기가 시작되는 만큼 송현동 부지 공원 조성 사업 역시 변경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장 대한항공의 자금난이 시급하고, 장기간 협의를 거쳐 진행된 계약을 새로 추진할 경우 오히려 차기 시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도시계획 결정고시로 공원이라는 공적활용이 이미 확정된 상황에서 송현동 부지를 공원이 아닌 상업·주거·관광 등의 용도로 바꾸기엔 이미 진행된 도시계획 등의 절차를 백지화해야 한다. 또 공원이라는 큰 틀 안에서도 아직 구체적인 활용방안이 안 나온만큼 새 시장이 입맛에 맞춰 얼마든지 공원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서 권한대행은 “코로나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의 사정을 감안해도 나머지 절차를 미룰 이유가 없으며 110년간 담장에 가로막힌 시민을 위해서도 공원이 원활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오늘 들어와보니 공원으로 바뀌면 삼청동 일대가 확 달라질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국립중앙의료원의 신축·이전 합의각서 체결에 이어 오후 송현동 부지 방문으로 지난 9개월여간의 권한대행 공식일정을 마무리했다. 고 박원순 전 시장의 갑작스런 궐위로 수장을 맡은 서 권한대행은 특유의 꼼꼼한 일 처리와 온화한 성품을 바탕으로 박 전 시장의 주요 사업을 마무리하고 어수선했던 공직사회 분위기를 잡는데 힘썼다는 평이다.
서 권한대행은 “마지막으로 두 가지 마음에 걸리던 일이 송현동과 국립중앙의료원이었는데 둘 다 어느 정도 진척을 보여 마음이 가볍다”며 “지난 9개월간 중압감과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이제 짓누르는 부담감이 없어졌다. 남은 사흘도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5일 송현동 부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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