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한양대 학생들이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위안부 망언'을 옹호했다는 논란을 야기한 조셉 이 정치외교학과 부교수의 재임용 철회를 촉구했다.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는 3일 오후 한양대 서울캠퍼스 신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부교수에 대한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박정언 한양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 졸업생 조직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지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부교수의 문제 언행이 반복되는데도 학교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이 문제 삼은 발언을 보면 2016년 수업에서 발언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있어 피해자 말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 당시 일본 정부만의 책임으로 볼 수 없다", 2019년 수업의 경우 "한국 역사학자는 '위안부' 2만명 중 5명에서 10명의 최악 사례만 모아 일반화시키는 나쁜 사회과학자" 등이다.
최윤태 정외과 부학생회장은 "학교는 2016년에는 구두 경고 조치, 재발 방지 약속에 그쳤고 2019년에는 '파면할 수 있는 수준 아니라'고 답변하면서 그나마 재임용시 학생 의견 반영을 거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하지만 이것조차 지켜지지 않았고, 지난 1월 학생 의견 반영이 전혀없는채로 재임용을 일방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재임용 철회 요구가 관철되기 어렵다는 것을 고려해 학생회는 재발 방치책으로서, 이 교수와 학장과의 정기적 만남, 학생회와 이 교수의 토론 등을 약속받았다"며 "그러나 반성은커녕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학문적 성과를 폄하해서는 안된다는 논지의 글을 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 부학생회장은 "이제 학교로부터 재발방지 약속받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수차례 재발 방지 약속과 이를 저버린 이 교수의 언행이라는 악순환은 교수라는 직책으로 수업 진행하는 한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한양대 재학생, 정치외교학과 동문, '애국한양 청년동문회' 등 1628명의 재임용 철회 서명을 교무처에 전달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학교 본부는 입장 표명이 곤란하다는 취지를 내비쳤다. 한양대 관계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언론에서 연락이 오지 않아 따로 입장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후 기자회견에는 수십명 가량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한국계 미국인인 이 교수는 지난달 18일 미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에 역시 한국계 미국인인 조 필립스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 부교수와 함께 '위안부와 학문의 자유'라는 글을 기고했다. "램지어의 학문적 진실성을 공격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며, 외국인 혐오증처럼 들린다"는 등의 표현을 써가며 램지어 교수의 글을 학문의 자유에 속한다고 간주한 바 있다.
송현정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왼쪽)이 조셉 이 부교수의 재임용 철회를 촉구하는 재학생 및 동문 서명 문서를 들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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