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금호석유(011780)화학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의료·위생용품 수요 증가로 합성고무·합성수지 등 주요 제품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같은 실적 흐름은 박 회장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은 9일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74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1%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8095억원으로 3.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5872억원으로 97.7%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2751억원으로 전년(154억원) 같은 기간보다 1686.4% 급증했다. 매출은 1조3695억원으로 전년(1조1815억원) 대비 15.9%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068.2% 증가한 2091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주력 제품인 합성고무 매출액은 5702억원(전체 매출액 41.6%)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25.3% 늘었다. 타이어용 범용 고무 제품 수요 증가와 스프레드(원료와 최종제품의 가격 차이)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에 따른 위생용품 수요 증가도 NB라텍스 호조세에 영향을 미쳤다.
합성수지 부문 매출(전체 24.2%)은 가전·자동차용 고부가합성수지(ABS)의 견조한 수요로 수익성이 확보되면서 전년 4분기 대비 19.8% 증가한 331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원재료 스타이렌모노머(SM) 변동폭 확대로 폴리스티렌(PS) 수익성은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이 외에 페놀유도체와 에너지 부문 매출액은 4683억원을 기록했다. 페놀유도체는 역내 공급 여건이 타이트해지며 주요 제품 스프레드가 확대돼 수익성이 늘었다. 다만 에너지 경우 전기판매단가(SMP) 하락으로 매출액과 수익성이 각각 감소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올해 1분기 합성고무 부문에서 부타디엔(BD)의 경우 역내 신규 플랜트 가동에 따라 시장 가격이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타이어와 위생용품 등 주요 제품 수요 호조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합성수지의 부문은 SM은 역내 정기보수 및 미국 가격 강세에 따라 시장 가격의 상승이 예상된다. 가전·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수요 호조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 페놀유도체는 역내 트러블과 전방산업 수요 증가로 수익성이 향상되고, 에너지 부문은 SMP 상승으로 매출액과 수익성이 모두 오를 전망이다.
올해도 금호석화 실적 호조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 간 경영권 분쟁에서 박 회장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박 회장이 우군 확보를 위해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해 경영권 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과 해임 등을 두고 양측간 지분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배당확대정책 등의 주주친화적 정책에 따라 단기 주가 급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실적 공시를 위해 열린 이사회에서는 박 상무가 앞서 요구한 배당확대·사외이사 교체 등 요구에 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안건은 내달 초 열리는 이사회에서 본격 논의될 예정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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