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아픈 손가락' 스노우·네이버제트, 적자탈출 요원
성장성 높은 계열사로 꼽혀 투자 늘었지만 적자폭 계속 확대
네이버로부터 자금수혈 불구, 수익모델 뚜렷치 않아
스노우에서 파생된 네이버제트 성장한계 지적도
2021-02-01 17:06:43 2021-02-01 17:06:54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둔 네이버(NAVER(035420))와 달리 네이버 계열사인 스노우와 네이버 제트의 경우 적자폭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선 실적 먹구름이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회사의 고민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증강현실(AR)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양사는 설립 이래 현재까지 투자 대비 뚜렷한 수익성과를 내지 못해 네이버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다. 네이버는 이들 회사를 성장성이 높은 업종으로 판단, 별도법인으로 떼어 내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오히려 손실폭이 커져 고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강현실(AR) 카메라 앱 스노우. 사진/네이버
 
정확히 따지자면 스노우는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 제트는 네이버의 손자회사격이다. 우선 스노우는 지난 2016년 8월 네이버의 자회사 캠프모바일 카메라앱 사업부문이 인적분할돼 설립된 회사로, 카메라에 비친 화면을 꾸며주는 증강현실(AR)카메라 앱으로 잘 알려져있다. '스노우'를 비롯해 'B612', '푸디', '라인 카메라' 등의 카메라앱을 제공하고 있으며 전세계 2억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수억명의 이용자수를 보유하고 있는 인기 앱이지만 매년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어 회사 내에선 골머리를 앓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노우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영업손실 575억원, 727억원에 이어 2019년 영업손실 867억원으로 적자폭을 키워왔다. 2020년에도 영업손실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연이은 적자에 스노우 지분을 75.46% 보유한 모회사 네이버가 2017년(400억원), 2018년(1300억원), 2019년(700억원) 등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재까지 뚜렷한 수익모델이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오히려 스노우는 자회사를 분사해 투자 유치를 받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세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자사 서비스를 키워 고객을 모은 뒤 독립법인으로 분사해 새로운 투자 유치를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제페토의 AR 아바타로 재탄생한 K팝 그룹 블랙핑크. 사진/네이버제트
 
최근 스노우에서 파생된 별도법인 중 한 곳인 ‘네이버제트’도 시장에서 일단 주목은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설립된 네이버제트는 스노우가 카메라앱에서 쓰기 위해 기술 개발한 AR 서비스로 만든 제페토를 앱으로 파생시킨 ‘아바타 소셜 플랫폼’회사다. 제페토는 가상공간에서 자신이 꾸민 아바타로 게임하고 다른 아바타와 교류하는 등 사회활동을 하는 플랫폼으로 지난해 11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70억원)와 YG엔터테인먼트(50억원)에 이어 JYP엔터테인먼트(50억원) 등 국내 주요 엔터사들의 러브콜을 받아 총 170억원의 투자를 따냈다.
 
대규모 투자 유치에도 네이버제트는 스노우 못지 않게 적자가 개선되지 않아 진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네이버제트 직원들에 따르면 네이버제트는 설립 이래 한번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특히 이 회사는 증강현실(AR)이나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여러 고난이도 기술 개발이 필요한 분야를 주 업으로 삼고 있는 만큼 지출되는 비용 부담이 적지 않아 170억원 규모의 투자금이 부족한 실정이다.
 
네이버제트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YG, JYP에 각각 50억원을 투자받았는데 이 금액이 200여명 규모의 임직원 2~3개월 월급 수준으로, 장기적인 성과를 내는데는 한계가 있다. 직원월급도 적자가 누적돼 네이버에 지원을 받아 해결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직원은 “디자인과 연구개발 등의 협력이 원활히 돼 시너지가 창출돼야하는데 투자대비 아웃풋이 제대로 안나오고, 적자를 이어오다보니 우수 인력들은 본사로 이직하는 사례가 빈번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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