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국세청이 지난 15일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개통한 가운데 본인 인증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개정 전자서명법 시행으로 올해 연말정산에선 공동 인증서(구 공인 인증서) 외에 다양한 민간 인증서 사용이 가능해 이용자 선택권이 확대된 까닭이다.
<뉴스토마토>는 21일 현재 적용 가능한 △이동통신사 PASS 인증서 △페이코 △카카오톡 △삼성패스 △KB모바일 인증서를 모두 활용해보고, 각각의 특징을 살펴봤다. 편의성은 대체로 대동소이한 가운데 접근성 면에서 카카오톡 인증서가 수월한 반면, KB모바일 인증서의 경우 상대적으로 절차가 복잡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연말정산을 시작하기에 앞서 국세청 홈택스에 접속하면 회원·비회원 모두 민간 인증서를 사용해 로그인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작년까지 공인인증서를 사용할 때 나오던 ‘액티브 엑스(X)’를 비롯, 영문·숫자·특수기호 등을 조합한 비밀번호 10자리를 입력해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간소화된 것이 눈에 띈다.
현재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민간 인증서를 활용한 인증은 비밀번호 입력이나 패턴 또는 지문을 통한 본인확인, 안면인식 등의 방식을 통해 진행된다. 이런 모든 기술을 적용한 앱은 ‘KB모바일 인증서’가 유일하다. 이 외에는 이런 인증 기술들 중 몇 가지를 선택적으로 적용했다.
정부가 공동 인증서를 도입하면서 올해 연말정산에서는 민간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사진/국세청 홈택스 홈페이지 캡처
2020년 근로소득 귀속 연말정산을 위한 간소화 서비스는 15일부터 접속 소득·세액 공제 자료를 볼 수 있다. 이용 가능 시간은 매일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다. 그래픽/뉴시스
실제 도입된 민간 인증서를 모두 활용해 로그인을 진행해본 결과,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 등을 제외하고 사회생활을 하는 연령대라면 대체로 무난하게 설치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아이폰 유저 등 삼성 휴대전화 이용자가 아닌 경우는 삼성패스 이외의 간편인증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KB스타앱은 다른 민간 인증서와 비교해 발급 과정이 좀 더 까다로우니 미리 참고하고 준비해야 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동통신사 PASS 인증서와 NHN 페이코는 홈쇼핑, 모바일쇼핑 등을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비교적 익숙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 인증 단계만 거치면 활용하기 어렵지 않은 수준이다. 많은 사람이 쓰는 카카오톡의 경우 추가로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 상대적으로 편리하다. 카카오톡 앱을 사용 중이라면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최근 나온 ‘카카오톡 지갑’을 만들고 2차 인증(계좌인증)만 하면 된다. 삼성패스는 삼성 휴대전화 이용자가 아닌 아이폰 유저 등이 이용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부분 정도가 단점으로 꼽힌다.
KB모바일 인증서 앱의 경우 상대적으로 설치가 까다롭다. 실제 기존 계좌를 통해 민간 인증서를 인증하는 과정에서 유일하게 상담원에게 문의한 앱이기도 하다. 일단 앱을 내려 받은 후 신분증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절차를 마치면 개인 정보 수정 등을 위한 창이 나온다. 기존 계좌에 수정할 정보가 있어 수정을 누르니 '상담원 연결 안내 페이지'가 나온다. 상담원에게 물어보니 "인증서 발급을 마무리하면 직접 수정할 수 있으니 인증서 발급 먼저 받으면 된다"라고 답했다. 결국 개인 정보 수정을 하려면 일단 인증서 발급을 완료한 후 개인 페이지에서 직접 수정해야 하는데 개인정보 수정 안내 창이 먼저 나온 셈이다.
KB앱의 경우 기존 이용자가 아니라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촬영해 올려야 하는 번거로움도 간편인증 준비를 위한 난이도를 높인다. 다른 인증들에 있는 비밀번호와 패턴, 지문 등을 넘어 ‘안면인식’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은 특징이다. 하지만 안면인식으로 인증하려는 사람이 아니거나, 다른 금융기관 이용자라면 굳이 KB 앱을 설치하고 인증한 후 이용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통신 3사는 행정안전부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패스(PASS) 인증서를 지난 15일부터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적용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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