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두산이 인프라코어를 매각하며 그룹 중공업 사업에서 두산밥캣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밥캣의 주력 시장인 북미 주택 산업이 회복세를 타면서 올해 실적은 다행히 밝을 것이란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인프라코어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이달 31일까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다만 협상 기간은 당사자 간 협의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
두산그룹의 중공업 사업은 두산중공업과 인프라코어가 이끄는 중후장대와 소형 로더, 미니 굴착기를 담당하는 밥캣으로 구성돼 있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화력·원자력·풍력 등을 활용한 전통적인 발전 사업을 해왔는데 세계적으로 탈석탄·원전 추세가 확산하며 최근 수주가 급감했다. 이 가운데 캐시카우(현금창출원)였던 인프라코어까지 경영난으로 매각하게 되면서 밥캣이 사실상 올해 그룹의 중공업 매출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분기 코로나19로 실적이 저조했던 밥캣은 다행히 3분기부터는 회복세를 타고 있다. 특히 회사의 주요 시장인 북미 건설 시장이 반등하면서 올해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산밥캣 콤팩트 트랙터. 사진/두산밥캣 홈페이지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지 주택 시장 지수는 90포인트(p)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미국의 주택거래·신규주택 건설 지표로, 통상 50을 넘으면 체감경기가 긍정적이라고 본다. 이 지수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지난해 4월까지 곤두박질쳤으나 이후 회복세를 탔다. 밥캣의 매출에서 미주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75% 내외로 알려졌다.
증권가에 따르면 실제 지난 3분기 밥캣 신규 제품(GME) 누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콤팩트 트랙터는 지난해 11월까지 3400여대 팔리며 연간 판매 목표였던 3000대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올해 단독주택 착공량도 작년보다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밥캣 관계자는 "2분기까지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이 전년 대비 저조했으나 3분기부터 회복 중"이라며 "4분기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지난해 하반기 실적 성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실적 또한 밝을 전망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1~6월) 실적은 딜러 재고의 회복, 코로나19 기저 효과, 인프라 투자 수혜 등이 반영되며 지난해 대비 매출액은 16%, 영업이익은 47% 각각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올해는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준비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인 가스터빈과 풍력발전터빈의 경우 수주가 늘고 있지만 업계에선 본궤도에 오르기까진 약 2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이 사업들이 자리 잡기 전까지 해외수주와 수소 사업으로 실적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두산그룹은 경영난 해소를 위해 인프라코어를 비롯해 두산솔루스, 모트롤 사업, 두산타워 등을 매각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받으며 약속한 3조원 규모 자금 마련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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