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하루 1000여명대로 역대 최고수준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8일부터 수도권은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로 각각 격상됐다. 유흥시설 5종과 방문판매와 홍보관, 노래연습장, 실내 입식공연장, 실내체육시설 등에도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자칫 최악의 경우인 3단계로의 격상을 고민하는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연말을 맞아 성탄절이나 연말연시 분위기는 언감생심(焉敢生心) 기대조차 어렵다. 사람들의 불편과 위기의식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개인의 여행이나 모임이 위축되고, 사업자들은 혹독한 불경기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업종에서 ‘빈사상태’라며 한숨을 쉬고 있다.
특히 전체사업자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소상공인(상시근로자 5인 미만의 도소매, 음식숙박업, 서비스업 등의 경우)의 다수는 모아둔 여유자금도 없는 데다 영업마저 안 되고, 앞날도 기약할 수 없으니 사면초가의 입장이다. 누구를 탓하기도 민망한 현실을 탈피하는 길은 결국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 알고는 있지만 1년 넘게 가라앉지 않는 세계적인 대유행병과 경제난국의 타개가 결코 쉽지 않다. 각국은 헬리콥터머니를 퍼부었지만 갈 길은 멀다.
정부는 또 다시 3조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의 지급을 고려하고 있다.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므로 수차례의 예산증액과 긴급자금의 방출에 이은 타개책을 내놓는 것이다. 여당과 정부는 2021년 2월 설 연휴 전에 지급한다는 계획을 1월 중으로 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며 어려운 여건에서 영업제한을 감수하며 버틴 소상공인들이 벼랑 끝에 서있는 만큼 가능하다면 연말연시에 맞춰 조속히 지급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지급 대상과 액수, 시기 등을 정하느라 시간이 걸리겠지만 하더라도 피해자의 다급한 사정을 감안해 조기에 지원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방역조치의 일환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권고 또는 강요해 점포 문을 닫아야만 했던 소상공인,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에 지원하되, 노래방, 실내체육시설, 학원이나 PC방, 독서실, 동네마트, 각종 상점이나 점포 등 생계형 사업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기획재정부도 이번 재난지원금을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에 초점을 두어 집행하고자 한다니 다행스런 일이다.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19개의 은행 등 대리대출기관을 통해 제공한 3000억원의 긴급대출이 신청 불과 몇 시간 만에 10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마감된 것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소상공인이 시중은행의 대출을 활용토록 유도하고 있으나 금리 4.5%대에 대출기간도 짧아 상환 부담이 크다. 따라서 절반수준의 고정금리로써 대출기간도 상대적으로 긴 정부정책자금이 선호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책자금의 집행에 몇 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 우선 자금수요자들이 적시에 적절히 제공받을 수 있도록 충분한 사전홍보가 이뤄져야 한다. 신청접수기간이 짧으므로 아예 지원 자체를 모르고 지나는 사람들이 많다. 자금집행 측에서는 경쟁률만 높아진다고 하지만 몰랐다는 불만 또한 높으니 어쩌겠는가. 또한 다양한 자금지원조건을 이해하고 활용하도록 안내하는 것도 불평·불만을 해소하는 데 필요하다. 또한 구비서류 등의 준비나 제출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으므로 양식의 간소화는 물론 절차나 조건(업력·교육이수여부·재해확인 등)은 소상공인의 입장에서 적절한지 살펴봐야 한다.
특히 인터넷접수에 서툰 장·노년층에게 자상한 안내가 필요하다. 자금지원과 더불어 상권정보를 보다 체계적으로 제공해 과열업종이나 지역에서의 창업이나 영업을 지양하도록 안내했으면 좋겠다. 또한 코로나19 이후의 경제전망이나 경영악화가 심화되는 경우의 출구전략에 대한 정보와 이해를 높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사업이 안 되는 원인을 무조건 정부 탓으로 돌리거나 과도하게 정부지원에 의존하거나 기대하지 않도록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일각의 ‘정부돈은 눈먼 돈’이라는 인식을 바로 잡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소상공인은 풀뿌리경제의 주축이다. 이들이 무너지면 서민경제는 설자리가 없고 엄청난 사회복지와 재정적 부담을 안겨주게 된다.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격려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대미문의 어려움에 처한 우리 주변의 소상공인·자영업자·프리랜서 등 사업자들이 위기를 잘 극복하고 ‘완전한 일상’의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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