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탈통신'에 속도를 내는 중인 이동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기반의 서비스 혁신을 전면에 내세운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공통적으로 사업별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려는 점이 눈에 띈다.
KT는 11일 2021년 조직개편을 발표하며 통신기업(Telco·텔코)에서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기업(Digico·디지코)으로 체질 전환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달 선보인 B2B 브랜드 'KT엔터프라이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기업부문을 '엔터프라이즈' 부문으로 재편했다. 각 지역법인에 분산된 영업조직과 인력을 통합하는 작업이다. 이와 함께 플랫폼 기업의 바탕이 AI, 디지털전환(DX) 등 사업 발굴을 위해 AI·DX융합사업부문 아래에 'KT랩스'를 신설했다. KT는 "KT랩스는 통신을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새 사업을 추진하는 '개척자'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히며 기대감을 표했다.
AI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기업 도전은 이통 3사의 전반적인 흐름이다. 앞서 지난 3일 내년 조직개편을 완료한 SK텔레콤은 'AI 빅테크' 기업 도약을 선언하고 기술 개발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기존 AI서비스단의 조직명을 'AI&CO'로 변경하고 'AI 에이전트'와 같이 이용자 실생활 AI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T3K는 딥러닝 기반 대화형 AI, AI 가속기 등 프로덕트 컴퍼니로 개편되는 동시에 국내 최초 AI반도체인 '사피온'의 고도화와 글로벌 진출도 계획 중이다.
사진 왼쪽부터 박정호 SKT 사장, 구현모 KT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사진/각사
LG유플러스 역시 한국형 뉴딜 사업에 발맞춰 5G B2B 신규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기업신사업그룹 산하에 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DX, AI 등 상품·서비스 개발 혁신을 담당하는 FC부문은 '기술부문'으로 재편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고객 밀착형 서비스 혁신을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고객서비스·품질혁신센터'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번 이통 3사의 조직개편에서 눈에 띄는 것은 공통으로 조직별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는 점이다. 급변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술 속에서 사업별 자율성을 부여해 빠르게 시장 환경에 대응하려는 차원의 움직임이다. SKT는 가장 많은 매출을 담당하는 MNO사업부를 9개 사업별 마케팅 컴퍼니로 재편했다. △모바일 △구독형 상품 △혼합현실(MR) 서비스 등으로 각 조직명에 CO(Company)를 붙였다. 각 사업을 강화하고 확산에 속도를 내려는 취지다.
KT는 광역본부의 권한을 강화해 지역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사 조직을 상권 중심으로 재편하고, 지역 특성에 맞춰 조직을 운영하게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역별 책임경영도 강화한다. LG유플러스 스마트헬스, 보안, 교육 등 산재한 사업 조직을 모아 '신규사업추진부문'을 신설했다. 각 신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새로 선임된 황현식 CEO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대한 의지가 반영됐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