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징계위, 절차적 정당성·공정성 중요"(종합)
'윤-추 갈등'에 첫 입장 표명…청와대 "가이드라인 없다"
2020-12-03 16:36:43 2020-12-03 16:36:43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 운영과 관련해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청와대 개입설'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진들에게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징계위원회는 더더욱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면서 이처럼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신임 이용구 법무차관에게 징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정당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지시했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지시는 법무부에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이날 "절차적 권리와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윤 총장 측의) 기일재지정 요청을 수용, 당초 4일이었던 심의기일을 10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윤 총장 업무배제 조치 지시' 이후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전날 징계위에 참여할 신임 법무차관을 신속히 발표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이른바 '윤석열 찍어내기'에 청와대가 직접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자 이를 일축한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도 "현재 징계위가 어떤 결론을 미리 내려놓은 것처럼 예단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예단하지 말고 차분히 지켜봐 주시기를 당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와대는 이미 윤 총장 징계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께서 징계 절차에 가이드라인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징계위가 열리는 동안 가이드라인은 없다는 입장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추-윤 갈등'을 둘러싸고 각종 정치적 해석이 난무하는 것에 당혹해 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용구 신임 차관은 이미 법무차관 하마평에 오래전부터 거론됐던 인물"이라며 "검증작업도 다 끝난 인사인데, 마치 윤 총장을 몰아내기 위해 청와대가 무리수를 두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징계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연내 신속히 집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길어질수록 국민 피로도가 높아지고 정치적 논란만 커지기 때문이다. '검사징계법 제23조'는 "검사의 해임·면직·감봉의 경우,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 운영과 관련해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지난 1일 영상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이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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