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삼성전자·LG화학 날아가는데…마음만 급한 투자자라면
덜오른 종목에 관심 가져야…아직 싼 페인트, 기다리면 돌아선다
2020-12-02 13:40:00 2020-12-02 16:48:44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국내 증시가 연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강세 행진을 벌이자 투자자들의 조바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LG화학 등 현 장세의 주도주를 잡지 못했다면 이미 많이 오른 종목을 추격매수하기보다 아직 덜 오른 종목을 매수해 오르기를 기다리는 편이 위험 부담이 적다. 페인트 업체들도 후보군 중 하나다. 
 
2일 증시에서 삼성전자(005930)는 2%대 강세를 보이며 7만원선 돌파를 노리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는 7%나 급등해 지난 2월의 고점을 넘어 신고가를 기록했으며, LG화학(051910)도 84만원까지 넘어서 시가총액 60조원에 다가섰다. 시총 3인방의 기세를 앞세워 코스피는 연일 사상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강세장에 올라타지 못한 투자자들로서는 이제라도 주도주로 갈아타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깊어질 때다.  
 
하지만 추격매수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다. 그런 경험이 있는 투자자라면 주도주는 과감하게 포기하고 다음 차례가 돌아올 후보를 찾는 편이 마음 편하다. 어차피 강세장에 들어섰다면 증시의 온기는 시차를 두고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루페인트의 인테리어용 도료 <사진/ 노루페인트>
이에 동의한다면 경기회복 시 반등할 수 있는 종목군에서 투자후보를 찾아야 한다. 현재 정유화학, 조선해운, 철강, 건설 등 우리 경제를 이끄는 기업들의 주가가 돌아서고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식시장 속성상 이들을 전방산업으로 둔 업종이 다음 주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페인트업체도 그중 하나이다. 페인트는 건설, 철강, 금속, 선박, 자동차, 전기전자 등의 분야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마감소재로,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크다는 특징이 있다. 그중에서도 건설, 철강, 자동차, 조선 업황에 민감하다. 모두 최근에 턴어라운드하고 있는 업종들이다. 
 
페인트 업계를 대표하는 KCC(002380)의 경우 창호 등 건자재 사업도 함께 영위하고 있으나, 페인트 부문만 따로 보면 범현대가답게 자동차와 선박향 매출이 가장 많다. 즉 자동차가 많이 팔리고 선박 주문이 많이 들어올수록 페인트 매출도 증가한다는 뜻이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KCC 다음으로 매출이 많은 노루페인트(090350)의 경우엔 건축용 도료 매출이 43%를 차지하고 있다. 인테리어, 방수재 매출비중도 19%에 달하니까 아파트를 많이 건설할수록, 인테리어 공사가 많을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다. 강남제비스코(000860)도 건축용 도료 비중이 77%로 노루페인트와 비슷하다. 
 
삼화페인트(000390)의 경우엔 건축용보다 공업용 도료 매출이 조금 더 많은 편이다. 특허를 많이 취득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최근인 항바이러스 페인트를 개발했다고 해서 주가가 급등한 일이 있었다.
 
이들과 달리 조광페인트(004910)는 특수도료 매출비중이 약 40%로 가장 많고 목공용 도료가 33%로 남들과는 다른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분말로 뿌리는 분체도료는 자동차 제조 등에 쓰인다.  같은 업종에 속해 있다고 해도 사업영역이 조금씩 다르다 보니 실적도 들쑥날쑥이다. 
 
삼화페인트는 공기 중의 바이러스가 페인트에 붙을 경우 일반도료에서는 48~72시간 내 모두 사멸하는 반면, 자사가 개발한 항바이러스 도료에서는 6~24시간 사이에 모두 사멸했다고 밝혔다. <그래프/ 삼화페인트>
 
 
KCC는 실리콘, 건자재 매출비중이 더 커서 제외하고 나머지 4사만 비교할 경우 <표>에서 보는 것처럼 실적엔 온도차가 있다.  
 
노루페인트와 삼화페인트, 강남제비스코는 올해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이 지난 1년치에 버금간다. 지난 2년간의 부진을 씻어내는 모습이다. 
 
3분기 누적매출은 전년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원가 절감 등으로 이익이 확대됐다. 4분기 실적까지 더해질 경우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광페인트와 KCC는 아직 영업적자에 빠져 있다. 
 
 
이중에서도 노루페인트는 3분기까지 실적만 갖고도 저평가라고 볼 수 있다. 이대로라면 주가수익비율(PER)이 5~6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 대비 주가로 보면 강남제비스코도 만만치 않다. 이들의 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밴드를 보면 현재 주가는 대부분 하단에 머물러 있다. 실적과 자산 데비 주가 수준을 평가했을 때 평소보다 낮다는 뜻이다. 
 
 
또 이들은 배당도 잘한다. 4사가 지난해와 동일한 금액을 배당한다고 가정할 경우 노루페인트는 약 3.5%의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전방산업 노출도, 즉 매출비중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내년 주택건설과 자동차, 선박, 가전제품 생산이 늘어난다고 예상한다면 그 수혜를 받게 될 페인트 업체들도 돌아설 수 있을 것이다. 
 
급등주에 눈이 팔릴수록 조급해진다. 실적이 좋아질 산업군 중에서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하고 기다리는 것이 효과적인 투자법이 될 수 있다. 도저히 신경 쓰여서 참기 어렵다면 주도주와 저평가주를 함께 매수하는 방법도 있다. 또 다른 종류의 바벨 전략이 될 수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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