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를 놓고 분열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후보들이 잇따라 가덕신공항 필요성을 거듭 피력했지만 당 지도부 인사들은 김해신공항안에 대해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여당은 "여야 (신공항 관련) 법안을 신속히 병합하고 심의하길 바란다"며 국민의힘 내부의 입장 정리를 압박하고 나섰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군인 이진복 전 의원과 이언주 전 의원이 23일 나란히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가덕신공항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진복 전 의원은 부산 남항 앞바다를 매립해 해양관광인프라인 '스마트 신씨티'를 조성하겠다고 언급하며 "동부산과 원도심, 서부산권, 가덕신공항 등을 연결하는 부산의 신해양관광벨트 구축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왼쪽부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언주 전 의원은 자신의 저서인 '부산독립선언' 출판기념회를 열고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화 했다. 이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래 전부터 일관되게 동남권 신공항이 가덕 같은 해안가에 건설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여야를 떠나 국가를 위하고 지역을 위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가덕신공항을 추진하기 이전에 김해신공항안 계획 변경에 대한 타당성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수삼 검증위원장이 (기존의) 김해공항 확장안을 취소한 적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김해신공항 추진 권한을 가진 국토교통부가 그 계획이 변경됐는지부터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공항 문제라는 것에 대해 정부가 명확한 태도를 천명하는 게 순서"라며 "총리실 (검증위원회에서) 발표한 내용도 뭐가 정확한 건지 알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몇십조원씩 드는 중요 국책사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어선 안 된다"며 "중요 국책사업은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국익에 가장 부합되게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가덕도신공항을 둘러싸고 자중지란에 빠진 국민의힘을 압박하며 정치적으로 쐐기를 박으려는 모습이다. 이낙연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가덕신공항 특별법 발의를 환영한다"면서도 "여야의 법안을 테이블에 함께 올려놓고 신속히 병합심의하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국민의힘의 조속한 당론 정리를 촉구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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