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코스피 PBR 1배 넘어…에너지·조선·금융 저평가주 관심
가치주 비중 확대 전략 추천…"주가 상승에 막연한 기대감 금물"
2020-11-24 06:00:00 2020-11-24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코스피 시장의 주당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넘었다. PBR은 주가 대비 주당 순자산의 비율로, PBR이 1배 이상이면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 가치를 넘어선다는 의미다. 미국 대통령 선거 이슈가 해소된 이후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상승 랠리를 펼쳐왔다. 증시 과열 양상 까지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실적이나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에너지와 조선, 화학, 소매(유통) 섹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치주 비중 확대에 긍정적인 의견을 보이면서도 막연한 기대에만 기댄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래프/뉴스토마토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스피 PER은 사상 최고치인 30.71배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사상 처음으로 30배를 돌파한 코스피 PER은 이달 들어 연일 고점을 돌파하고 있다. PER이란 주식 가격을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1주당 주가가 수익의 몇 배가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실제 실적에 비해 주가가 높을수록 PER이 높아져 고평가됐다고 볼 수 있으며, 주로 IT, 바이오 등 현재보다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큰 종목일수록 높은 경향이 있다.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코스피 PBR도 꾸준히 올라 이달 들어 처음으로 1을 넘어섰다. PBR은 주가가 순자산에 비해 1주당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1을 넘으면 장부상 가치보다 주가가 높다는 의미다.
 
이달 들어서의 랠리 국면에선 코로나19 이후 반등장에서 성장주가 중심축을 이뤘던 것과 달리 '가치주'와 '저평가주'의 약진이 돋보였다. 키움자산운용의 'KOSEF 저PBR 가중 ETF(상장지수펀드)'는 지난달 말 1만1350원에서 지난 20일 1만2870원으로 올라 코스피와 비슷한 14%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 상품은 PBR이 낮은 저평가주 중 적자기업을 제외한 종목들에 가중치를 둬 집중 투자한다. 대표적으로 태광산업(003240), 기업은행(024110), 세방전지(004490) 등을 담고 있다.
 
이달 들어 큰 폭으로 오른 현대차(005380)(0.7배)와 신세계(004170)(0.58배), 롯데지주(004990)(0.54배), POSCO(005490)(0.47배)도 저평가된 종목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코로나19 반등장에선 다소 소외된 종목들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백신 개발 소식이 들려오자 기업 실적과 주가가 정상화되리란 기대감 등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밖에도 PBR 0.3이하의 저평가 종목으로는 교보증권(030610)(0.25배), 현대제철(004020)(0.27배),  한화생명(088350)(0.14배), BNK금융지주(138930)(0.23배), DGB금융지주(139130)(0.26배), 롯데쇼핑(023530)(0.28배), 지역난방공사(071320)(0.3배), 한국전력(015760)(0.2배) 등이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 상승의 중심엔 에너지, 조선, 화학, 소매(유통), 철강, 기계, 은행 등 가치주가 자리했다"며 "내년에도 자동차, 에너지 업종 중심의 가치부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수 있어 주가 정상화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저평가주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주목할 것은 펀더멘탈인데, 언택트 문화는 코로나 확산세가 약해지더라도 산업의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가치주가 코스피를 견인할 것이란 기대는 너무 앞서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가치주 비중 확대는 올바른 선택"이라면서도 "(실적에 따른) 가치주 양극화를 생각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분석 리포트를 통해 밝혔다. 가치주의 재평가가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선 상장기업 전체의 영업활동이 개선되고 실적 개선의 선순환 구도가 정착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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