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건설수주액 증가 반년후 이 종목 떴다
철근업체, 주가 상승 시작…대한제강 실적 폭발
최장기간 장마도 실적개선 못막아
2020-11-20 13:30:00 2020-11-23 00:11:43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구경제를 상징하는 업종인 철강 그중에서도 철근이 살아나고 있다. 건설수주액 증가라는 든든한 뒷배경에 철근가격 상승 호재까지 안고 실적 개선의 꿈을 키우고 있다. 대표종목인 한국철강과 대한제강의 주가는 이미 고개를 들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철강(104700)은 50원 오른 5510원에서 거래를 시작해 장중 5720원까지 오른 후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철강 주가는 지난 10일부터 본격 상승을 시작해 이달에만 18.88% 오르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한제강(084010)은 이보다 오름폭이 크다. 이날 정오 현재 8910원으로 1%대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11월에만 35.41% 급등하는 등 뚜렷한 상승흐름을 그리고 있다. 
 
한국철강과 대한제강은 국내 철근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상장기업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규모 면에서는 POSCO(005490)현대제철(004020)을 따라갈 수 없지만, 두 대기업은 철근 외에 철강, 강관 등 종합 철강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도 여러 분야로 나뉜다. 
 
이와 달리 한국철강와 대한제강이 생산하는 철근은 거의 대부분 건물을 짓는 데 쓰여 건설업 특히 주택시장에 강하게 영향을 받는 성격이 있다. 
 
이들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기대감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스프레드 마진이다. 철근의 주원료는 철스크랩 즉 고철이다. 이 고철은 주로 국내에서 조달하고 일부를 미국, 일본 등에서 수입한다. 상반기에 이 고철가격이 크게 하락해 원재료비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여기에 2분기에는 철근 판매가격이 상승한 덕분에 스프레드 마진이 확대된 것이다. 3분기에는 이와 같은 추세가 이어지지 못했으나 덕분에 상반기 실적이 좋게 나올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전방산업인 건설업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다. 2017년부터 이어진 주택가격 상승세가 올해 들어 사회문제로 비화됐고 그 영향으로 주택건설도 크게 증가했다. 각종 규제정책을 동원해 시세를 잡으려던 정부는 결국 공급을 늘리는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공공임대주택 건설계획을 발표, 시장의 요구와는 다른 대책을 내놓았지만, 민영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든 임대아파트를 공급하든 철근은 모두에게 필요하다.   
 
특히 올해 건설수주액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그리고 있다. <그래프>에서 지난해 월별 실적과 비교해 보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미분양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감하는 중이다. 
 
건설수주액이 증가하면 6개월~1년 정도 시차를 두고 철근 생산량도 따라서 증가한다. 수요를 대기 위함이다. 
 
이와 같은 업황이 반영되면서 철근 수요도 내년에는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철근 수요는 올해를 저점으로 내년 1000만톤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수요는 2017년을 정점으로 올해까지 지속 하락했으나 주택분양 증가와 시차를 고려하면 내년 철근 수요는 올해 대비 3%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철근업체들을 여럿 휘청이게 만들었던 중국산 철근의 위협도 지금은 없는 상황이다. 중국 내 유통가격도 동절기 감산을 앞두고 공급 및 재고 감소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내년 중국 춘절 전후로 중국 철강 재고는 예년 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며 이에 따라 가격도 계속 인상되고 있어 한동안 이같은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방산업도 좋고 국내 판매가격에 영향을 주는 중국 내 사정도 좋다. 게다가 한국철강, 대한제강 등의 주가는 실적과 자산에 비해 낮아 투자자의 부담이 적은 편이다. 
 
사상 최장기간 이어진 여름 장마에 스프레드 마진 축소는 두 회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대한제강은 230억원, 3분기 누적으론 54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지난 한해 실적을 뛰어넘어 버렸다. 올해 6월 51% 지분을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한 와이케이스틸의 실적이 더해진 덕분이기도 했지만, 별도 영업이익만 따져도 487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한국철강은 지속적으로 적자를 냈던 단조사업을 5월에 정리하면서 퇴직급여(74억원) 지급, 3분기 영업이익 소폭 감소 등 대한제강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지만 업황 개선의 흔적이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한국철강이 철근의 50% 이상을 유통상에게 넘기고 나머지를 관급 및 건설업체에 공급하는 것과 달리 대한제강은 건설업체에 직접 공급하는 비중이 더 많다. 또 한국철강은 철근에 집중하고 있으나 대한제강은 자회사로 와이케이스틸 외에도 센텀시티 내 부동산개발 및 임대업을 영위하는 센텀사이언스파크, IT컨설팅 및 아웃소싱을 하는 대한네트웍스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어 연결실적에 잡힌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16일 분석보고서를 내면서 대한제강의 목표주가를 1만1000원을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오랜 기간 한국철강의 목표가를 계속 내리다가 올해 5월에 5700원으로 올렸고 이날 다시 69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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