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지난 3년간 혁신벤처생태계를 조성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제는 본업으로 복귀해 크루셜텍의 성장을 일구겠습니다. "
안건준
크루셜텍(114120) 회장이 2021년 2월 벤처기업협회장을 내려놓는다. 그는 지난 2017년 9대 협회장으로 취임 후 벤처업계를 대표해 목소리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본업과 병행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도 많았지만 후회는 없다. 안 회장은 "혁신벤처생태계가 완성되면 크루셜텍에도 그 혜택이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건준 크루셜텍 회장. 사진/크루셜텍
2001년 설립된 크루셜텍은 모바일 광마우스인 옵티컬트랙패드(OTP)와 스마트폰 지문인식장치인 바이오메트릭 트랙패드(BTP)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회사로 유명하다. 한때 HTC와 블랙베리 같은 글로벌 기업과 거래했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급변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2016년에는 3200억원의 매출을 찍었지만 2017년 불거진 중국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태라는 복병을 만나 고전했다.
올해는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7월 판교사옥을 356억원에 매각했다. 3년이 지나면 전매제한이 풀려 더 높은 가격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지체하지 않았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사옥매각과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크루셜텍의 유동비율은 240.97%, 부채비율은 40.79%까지 개선됐다. 안 회장 역시 유상증자에 100% 참여했다. 안 회장은 "회사에 대한 믿음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해준 주주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크루셜텍은 기존 사업확장과 신사업 진출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지문인식모듈(BTP)사업의 경우 지난해 4월 삼성전자 협력업체로 등록된 뒤 중저가폰에 공급하다가 올해 4월부터 플래그십 모델에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LG전자(066570) 스마트폰 '윙'에 광학식 FOD모델을 탑재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제2의 화웨이라 불리는 베트남 빈그룹의 '빈스마트'에 지문인식 모듈 공급을 시작한 것도 회사 측이 기대하는 부분이다.
특히 안 회장은 신사업인 교육용 태블릿PC 사업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내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엔에스데빌, 폭스콘과 함께 개발한 제품으로 국내 대기업 공급이 확정된 상태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교육용 태블릿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공교육시장에도 대규모 공급되고 있어 크루셜텍 매출의 한 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호흡기기반 치료용 의료기기인 메디털 인헤일러 'AIRoma'의 개발도 한창이다.
크루셜텍은 W자 반등을 통해 세번째 성장을 이룰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안 회장은 "구조조정과 함께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했다"면서 "세계 굴지의 회사들과 거래하며 쌓은 경험과 기술노하우로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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