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패션 창업 문턱 낮춘 서울패션스마트센터
예비 창업자들 실전형 교육
디자인~유통까지 스피드팩토리
서울패션스마트센터 29일 개관
2020-10-29 16:24:51 2020-10-29 17:56:19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이 로고 부분을 제가 생각한 디자인대로 바꿀 수 있어요. 처음엔 프로그램 만지는 법도 잘 몰랐는데 이젠 제가 디자인한 옷이 나오니 신기해요.”
 
29일 서울패션스마트센터 개소식에서 가로 3m, 세로 18m에 달하는 거대한 스피드 팩토리 시연을 맡은 이는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신입사원 허은영 디자이너(여·22)였다.
 
대학에서 의류 디자인을 전공한 허 디자이너는 아직 사회경험도 일천하지만, 센터 개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3개월여 만에 패션 CAD를 제법 능숙하게 다뤘다.
 
이날 시연에서도 허 디자이너의 손길에 따라 시연회 각 참가자의 이름이 후드티에 프린팅되고, ‘SFSC’ 로고가 가슴에서 팔로 자유롭게 이동해 크기가 바뀌었다.   
 
옆에서 허 디자이너의 시연을 도운 주현 매니저(남·28)도 비슷하다. 패션 분야는 각 공정들이 복잡하고 문턱이 높아 대학 전공자도 곧바로 창업하기보다 기존 업체에 수년간 일한 후에야 뛰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신입사원 모집공고는 메말랐고 주 매니저도 우여곡절 끝에 센터에 들어왔다. 
 
주 매니저는 “디자인부터 패턴, 봉제 등의 공정이 한 곳에서 가능하니 실무적으로 많이 배우고 있다”며 “창업을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열심히 배우다 보면 머지않아 창업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9일 서울패션스마트센터를 개관했다. 사진/서울시
 
서울패션스마트센터에는 IT 솔루션 기반으로 디자인 상담부터 제품 생산까지 센터 내에서 가능한 국내 최초의 원스톱 스마트제조혁신시스템, 스마트솔루션앵커를 구축했다. 디자인·패턴·재단·봉제·마감 등의 작업이 한 공간에서 이뤄진다. 
 
특히, 자동재단 공정이 이뤄지는 스피드팩토리는 남성복·여성복 가리지 않고 얇은 옷의 경우 한 번에 100벌, 코트도 60~70벌은 한 번에 만들 수 있다. 기존보다 추가 공정도 20% 가량 줄었으며, 불량률이 적어 다품종 소량생산에 최적화됐다.
 
스마트솔루션앵커를 이용하면 예비 창업인이나 초기 창업자도 공장에서 수백·수천벌 단위로 주문하지 않아도 시제품을 만들 수 있다. 서울패션스마트센터가 위치한 금천구에는 수십년 경력의 패션 장인들이 많아 이후 상품화 과정도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서울패션스마트센터는 예비창업자를 위한 실전형 아카데미, 실제 창업자들이 온라인 판매에 활용할 수 있는 창업공간도 갖추고 있다. 마스크 제조시설에서는 내년부터 연간 550만장의 보건용 마스크를 생산할 계획이다.
 
김의승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패션산업이 글로벌 경쟁에 코로나19까지 더해져 어려움을 겪는 차에 패션의류 소공인과 청년창업자 지원을 위한 1호 센터가 조성됐다”며 “금천구의 장인들과 아이디어 가득한 청년들이 만나 서울 경제 성장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9일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에 문 연 서울패션스마트센터에서 주현 매니저(왼쪽)와 허은영 디자이너가 본인들이 만든 후드티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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