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상반기 자산운용사들은 재차 펀드환매에 몸살을 앓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펀드환매가 집중되며 9조7000억원 가량이 감소했다.
펀드 수탁고부문 부동의 1위였던 미래에셋은 상반기에만 5조 넘는 자금이 빠져나가며 상대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운용과 알리안츠운용은 이 기간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등 선전했다. 펀드 환매가 일어나고 있는 와중에도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을 내놓으면서 신규자금을 모으는 등 내실을 다졌다.
◇ 미래에셋, 환매집중→수익률 악화 '악순환'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주식형펀드에서는 연초 이후 9조 688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면서 원금을 회복한 투자자들이 펀드를 해지한데다 일부 펀드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진 영향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전체 유출규모의 60%에 육박하는 5조 3743억원의 자금이 쏠려 펀드환매의 직격탄을 맞았다.
슈로더운용 9137억원, 신한BNP파리바운용 8873억원 등으로 유출 규모가 컸다.
미래에셋운용은 연초 이후 단 한 달도 예외없이 자금유출세가 지속됐다. 코스피지수가 1757선으로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4월 한달간 2조2719억원이 감소했다.
적립식펀드상품인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K- 2Class A'와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1(주식)종류A'에서 각각 4280억원과 4190억원으로 빠졌다.
'미래에셋3억만들기좋은기업주식K- 1 '와 '미래에셋디스커버리 4(주식)종류A'에서도 4065억원과 3587억원이 순유출되는 등 15개 펀드가 1천억원대 이상의 감소세를 보였다.
펀드환매는 수익률 악화로 직결됐다. 환매 자금을 마련키 위해 보유주식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상승 흐름에 올라타지 못한 때문이다.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K- 2Class A'는 연초 이후 0.72%로 같은기간 주식형펀드 평균 3.04%를 밑돌았다.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G 1(주식)'와 '미래에셋인디펜던스 G 1(주식)종류A'도 마이너스(-)3,77%와 마이너스(-)2.93%을 기록하는 등 수익률부문에서 가장 뒤졌다.
◇ 한국·알리안츠자산운용, 돈 몰리며 몸집 불려 '대조적'
반면, 지속되는 환매행렬에서도 오히려 자금을 끌어모으며 몸집을 키운 곳도 있다.
가장 많은 돈이 들어온 곳은 한국운용. 연초 이후 3513억원이 증가했다. 알리안츠와 트러스톤운용도 각각 2293억원과 2133억원이 순유입되는 등 중소형운용사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한국운용의 경우, 삼성그룹주펀드의 힘이 컸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2 펀드'는 연초 이후 3165억원이 유입됐으며 순자산은 1조 3624억원에 달하고 있다.
'한국투자네이게이터1(주식)'와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펀드'도 각각 3056억원, 1277억원 새로 유입되며 한국운용 수탁고 증가에 한몫했다.
알리안츠운용은 '알리안츠Best중소형 [주식](C/B)'와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 [주식](C/A)'펀드 등 대표펀드 위주로 자금유입이 활발했다.
자금유입은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됐다.
한국운용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9.32%의 수익률로 같은기간 일반주식형펀드의 평균 3.04%를 크게 웃돌고 있다.
알리안츠운용의 '알리안츠Best중소형 [주식](C/B)'도 같은기간 18.05%의 수익률로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 펀드는 지난 2001년 5월 설정이후 꾸준히 시장을 웃도는 성과를 기록했다. 5년 수익률은 154.0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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