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에 에너지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현재 지지율이 앞서는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각종 친환경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라 미국 에너지 시장에 대대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18일 미국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여유롭게 앞서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NBC 방송이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바이든 후보는 53%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트럼프 대통령(42%)을 11%P 차이로 제쳤다. 이번 조사는 지난 9~12일 등록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오차범위는 ±3.1%P다.
여론조사 결과대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미국 경제 정책은 많은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의 경제 공약은 전기차, 태양광 등 친환경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바이든은 이를 위해 4년간 에너지 분야에 240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전통적인 산업인 석유와 천연가스 관련 사업은 제재할 것으로 보여 유가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에 에너지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미국 대선 후보. 사진/뉴시스
앞서는 바이든에 배터리·태양광 화색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후보는 특히 전기차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민주당의 에너지·환경 공약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5년 안에 50만대 스쿨버스를 전기차로 교체하고 장기적으로 300만대에 이르는 공공기관 차량도 배출가스를 뿜지 않는 차량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친환경차로 바꾸는 차주에 인센티브를 주거나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를 생산하면 이득을 주는 정책도 내놨다.
이처럼 바이든이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산업 육성 포부를 드러내면서 배터리사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아울러 친환경 정책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제품 구매를 확대한다는 방침인데 이는 국내 배터리사들에게도 호재일 것으로 보인다.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미시간주에 공장이 있고 SK이노베이션도 조지아주에 공장을 건설 중이라 바이든 당선 시 생산량이 늘 것이란 전망이다.
바이든 후보는 신재생에너지 산업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5년 안에 태양열 지붕과 공동체 태양열 시스템 800만개를 포함해 5억개의 태양열 패널과 6만개의 풍력 터빈도 설치한다. 이 정책의 수혜를 입을 국내 업체는 한화솔루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시장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데 생산하는 태양광 모듈의 20~30%를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사진/뉴시스
원유 생산량은 감소…유가 상승 예상
바이든 후보 당선 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석유와 가스 시추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펴왔다. 특히 2017년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연안 대부분 지역에서 시추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대형 송유관인 '다코타 엑세스'와 '키스톤 XL' 건립도 허가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당선되면 키스톤 XL 건설 프로젝트를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석유와 가스 신규 시추도 금지할 것으로 보여 전반적으로 원유 생산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원유 공급 감소로 이어져 단기적으로 미국의 원유 수입은 늘리고 유가는 상승하는 효과를 부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늘리면서 전반적으로 원유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중·장기적인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에너지 시장은 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굉장히 유연한 시장"이라며 "정책의 변화는 신규 유정의 생산을 제한할 수 있겠지만, 공급 감소로 유가가 상승한다면 기업들은 이를 반영해 생산량을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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