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13일 오전 보유종목인
하이골드12호(172580)의 임시주주총회가 열렸다. 이 펀드가 보유한 벌크선 매각을 위한 첫 단계다. 현재 중고선박 시세를 감안했을 때 높게 설정돼 있는 목표수익률을 낮춰 배 매각 절차를 밟기 위한 주총이다.
하지만 이날 주총에는 우편으로 발송한 서면결의를 포함해 총 발행주식의 15%만 참석, 주총 성립 요건인 25%에 미달, 주총이 성립하지 못했다. 상장펀드 주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일반 상장기업의 주총에 참석하는 주주들도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상장펀드 주총은 더하다. 한 번에 주총이 성립되는 경우가 드물다.
이제 2주 후 연기주총이 열릴 텐데, 이때는 25% 기준이 12.5%로 내려가기 때문에 성립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매각 절차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주주들이 운용사 측에 궁금한 것을 묻고 답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당연히 질문은 벌크선 두 척을 얼마에 팔 수 있느냐에 집중됐다. 운용사 관계자는 클락슨 등 해운정보 제공업체들이 집계하는 통계와 실제 거래가격엔 큰 차이가 있으며, 코로나 사태 초기에 비하면 거래는 나오고 있으나 정상적인 상황에 비하면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주총이 통과된 후 운용사가 선박 브로커들에게 매각 의사를 넣어봐야 가격을 가늠할 수 있겠지만, 주총 안내장과 함께 온 유인물에는 척당 950만~1050만달러 범위에서 ±10%를 예상한다고 돼 있다.
못해도 900만달러 이상에는 팔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실제로 900만달러에 팔릴 경우 그리고 잔존가치보험(RVI) 보장을 위한 선박가치 산정에서도 900만달러로 평가돼 보장한도 500만달러를 보전받는다면 굵직한 비용 빼고 척당 1348만달러, 총 2696만달러 정도를 회수할 수 있다. 이를 발행주식 수로 나누면 1주당 2.066달러, 여기에 현재 원달러환율을 곱하면 약 2360원이다.
개인적인 예상 매각가로 추정한 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높긴 하지만 감안할 게 있다. 다른 선박펀드의 사례에 비춰볼 때 매각이 성사된 후에도 매각대금을 수령해 주주들에게 나눠주기까지 1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또 그 사이 현대상선과 맺은 용선 계약도 내년 초에 끝난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데 용선료가 지금보다 인하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이 주식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계속 보유할 이유가 되지만 신규 매수를 생각 중이라면 고민 좀 해야 할 것 같다.
이번에 새로 매수한 종목은
LG화학(051910)이다. 2차전지 대표주라는 명성답게 고공행진 중이었기에 이 종목을 살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기업분할 논란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바람에 기회가 생겼다.
물론 다수의 주주들이 문제제기하는 것처럼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로 두면, 자회사 가치가 모회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국내 현실과, 분할 이후 제3자가 지분투자했을 때 기존 주주의 보유주식 가치가 희석되는 것도 맞다.
그러나 배터리 사업부를 떼어내는 근본적인 이유에 주목했다. 회사를 더 성장시키기 위해서다. 성장과정에서 남에게 투자를 받아 기존 주식가치가 희석돼도 그 투자를 바탕으로 희석비율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면 결과적으로 주주들에겐 이익이다.
물적분할 때문에 하락하던 주가가 외국인의 순매수와 사상 최대 분기실적 발표에 힘입어 반등했는데
현대차(005380)의 코나 전기차 화재사고 영향으로 다시 약세 전환됐다. 현대차는 LG화학의 배터리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양측의 책임 공방이 이어지겠지만 이번 일로 현대차라는 대형 고객사를 잃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
흥국(010240)은 또 추가매수했다. 주가는 힘이 없어 보이는데도 지난달보다 조금 더 올랐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들의 인프라 투자는 단기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직 괜찮아 보인다.
한진칼3WR은 평가손실이 크지만 처음 매수한 배경에는 변화가 없으니 더 지켜볼 예정이다.
옆에 계좌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증권사를 바꿨다. MTS가 불편해 예전에 만들어둔 미래에셋대우 비대면계좌로 옮겼다. 간편비밀번호를 열 번씩 입력해도 접속이 안 되는 건 너무했다. 아무리 수수료가 무료라도 투자자들은 불편한 것까지 참아주지 않는다는 점을 증권사들이 명심했으면 좋겠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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