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전자업계가 TV 화질을 넘어 음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전보다 문화 콘텐츠 접근성이 쉬워지면서 더 생동감 있는 음질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사운드 바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24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글로벌 1위 OTT 사업자 넷플릭스의 올해 5월 기준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637만명으로 지난 5월(252만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웨이브'(346만명), '티빙'(254만명), '시즌'(236만명), '유플러스모바일'(173만명) 등을 합치면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 소비자들은 1000만명을 훌쩍 넘는다.
카카오는 새 OTT 플랫폼 '카카오TV'를 다음 달 출시하고 네이버도 시장 진출을 위해 '세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국내 최대 IT 양대 산맥들이 현 국내 시장을 잠식한 넷플릭스를 정조준하면서 OTT 시장은 앞으로 더 뜨겁게 타오를 전망이다. 업체들의 피나는 경쟁은 곧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와 가격 인하를 가져준다는 점에서 앞으로 가입자 수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OTT 서비스의 급성장은 전자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영화관에서나 볼 수 있던 대작이나 드라마 동영상을 리모컨 조작 몇 번으로 안방에서 만나면서 더 큰 크기의 TV, 더 높은 화질의 TV를 원하는 발길이 많아졌다. 이에 플러스알파 요인으로 더 실감 나는 음질 요구까지 더해졌다. TV와 연결해 사용하는 사운드 바 시장이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신제품 프리미엄 사운드 바 HW-Q950T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퓨처소스'에 따르면 글로벌 사운드 바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78만대를 기록했고 2022년에는 2000만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사운드 바 시장의 연 평균 성장률이 10%를 상회한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이러한 사운드 바 시장을 정조준한 상태다. 양사는 나란히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에서 사운드 바 신제품을 공개하며 주목을 끌었다. 이전보다 나아진 음질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했다.
제품 공개에 이어 양사는 지난달 나란히 사운드 바를 출시하며 시장에 불을 지폈다. 삼성전자는 2020년형 사운드 바 'Q 시리즈'의 최고급 모델인 'HW-Q950T'와 'HW-Q900T'를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했다. HW-Q950T와 HW-Q900T는 입체 음향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 'DTS:X'를 모두 탑재했으며 새롭게 HDMI eARC(Enhanced Audio Return Channel)도 지원해 돌비 트루 HD와 같은 무손실의 고품질 서라운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2020년형 삼성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와 연동할 경우 TV와 사운드 바의 스피커를 모두 활용해 풍부한 서라운드 사운드를 구현해 주는 'Q-심포니' 기능도 지원한다. 'Q-심포니'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0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모델이 갤러리 디자인 사운드 바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올해 처음 선보인 벽 밀착 'LG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갤러리 TV'와 완벽하게 어울리는 '갤러리 디자인 사운드 바'를 출시했다. 갤러리 사운드 바는 '인공지능 사운드 프로' 기능을 탑재해 고객이 시청하는 콘텐츠 종류에 따른 맞춤형 소리를 들려준다. 예를 들어 뉴스를 볼 때는 아나운서 목소리를 또렷하게 들려주고 스포츠 중계를 볼 때는 현장감을 키워준다.
돌비 애트모스와 DTS:X 등도 탑재했다. 시청자는 넷플릭스, 아마존, 워너브라더스 등이 제작한 수천 개 이상의 영화와 DTS:X를 지원하는 모든 콘텐츠를 원음에 가깝게 즐길 수 있다. LG전자는 올 초 CES 2020서 혁신상을 받은 2020년형 LG 사운드 바(모델명: SN11RG)를 포함한 신제품(모델명: SN9YG, SN5Y)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OTT 서비스는 망에 따라 화질을 낮춰 소비자에게 영상을 전송하는 형태다. 따라서 삼성과 LG TV 내에는 자체적으로 영상을 정상 화질로 업스케이링 해주는 기능이 들어 있다"며 "사운드 바의 경우 프리미엄 TV와 함께 구매하는 비율이 높다. 요즘 OTT 서비스로 인해 동영상 콘텐츠를 풍부하게 접하게 되면서 강화한 화질과 음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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