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며 하투(여름철 노동계의 연대 투쟁)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여름휴가가 끝난 만큼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노사간 입장차가 여전해 갈등이 쉽게 풀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가 여름휴가를 끝내고 19일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전 조합원 대상으로 부분파업을 실시한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공식 여름휴가를 실시했고 14일 하루 연월차를 사용하면 임시공휴일인 17일까지 쉬었다.
노조는 긴 휴가를 끝내자마자 파업 카드를 꺼냈다. 사측과의 2019년 임금협상이 지지부진하자 회사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6월 부분 파업하고 경적 시위를 벌이는 모습. 사진/현대중공업지부
노사는 지난해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1년3개월 동안 62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교섭의 쟁점은 지난해 물적분할(법인분할)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1415명에 대한 징계 철회, 해고자 4명 복직,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 등의 현안 문제다.
회사는 해고자들이 노동위원회 구제 신청을 철회할 경우 재입사 논의, 징계자 불이익 금지, 손해배상 최소화 등의 절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노조는 해고자 전원 복직과 징계 및 손해배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자 사측은 7월 말 사내소식지인 인사저널을 통해 "회사는 현실성 있는 절충안을 제시하는 등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매듭짓지 못했다"며 "노조는 대다수 사우들의 뜻과는 달리 여전히 기존의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노조는 휴가기간에도 하청업체 서진이엔지 폐업 및 20여개 하청업체 임금체불에 대한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사측 압박을 위한 투쟁 수위를 높였다.
노사는 오는 20일 여름휴가 후 첫 교섭을 가질 계획이다.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교섭은 쉽게 진척을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이대로라면 추석 전, 타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내놓은 절충안은 새로운 게 전혀 없고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는 것 뿐"이라며 "회사가 양보를 하지 않고 있어 추석 전 타결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사는 올해 임단협까지 2년치 교섭을 동시에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조는 18일 열리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향후 투쟁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아직 2년치 교섭을 한꺼번에 진행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일정 기간이 지나도 교섭에 진척이 없으면 다른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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