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자녀 부정 입학·연구비 편취' 이병천 교수 기소
위계공무집행방해·사기 등 혐의…미승인 동물실험도 확인
2020-08-06 16:19:41 2020-08-06 16:19:41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자녀 부정 입학과 연구비 편취, 불법 동물실험 등 혐의를 받는 이병천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변필건)는 이병천 교수를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사기,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이 교수 자녀의 대학 편입에 관여된 대학교수 3명, 미승인 동물실험과 불법 채혈 등에 관여된 이 교수 연구실 관련자 1명과 식용견 사육 농장 업주 1명 등 총 6명도 불구속기소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15년 1월 강원대 수의대 편입 과정에서 수학계획서에 아들을 허위로 공저자로 등록한 논문을 기재한 후 평가위원들에게 청탁해 편입에 합격하도록 하고, 2018년 10월 서울대 대학원 입학시험 문제를 유출해 입시에 합격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이 교수는 2013년 10월 조카가 서울대 수의대 대학원에 응시한 사실을 알면서 제척하지 않고, 입학시험 문제를 낸 후 채점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또 이 교수는 외국인 유학생 연구비 약 1600만원을 돌려받고, 실험견 공급대금을 과다 청구해 약 2억원을 받아낸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2018년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승인 없이 검역탐지견을 반입해 실험하고, 자격이 없는 식용견 농장 업주에게 채혈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교육부는 강원대에 이 교수 아들의 편입학을 취소할 것을 통보하고, 편입학 과정에서 부정 청탁에 의한 특혜가 있었는지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대는 지난 2월 이 교수를 직위 해제했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도 지난해 4월 이 교수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립대학 수의대 교수가 입시 과정에서 미성년 자녀를 논문에 허위로 공저자로 등재한 후 학연·지연을 통해 청탁하고, 입학시험 문제까지 유출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입시제도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사 범행에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아들 부정 입학, 불법 동물실험 등 의혹에 연루된 이병천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영장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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