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LG화학이 인도네시아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거점을 확보해 두 기업이 함께 동남아 공략에 나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LG화학은 각각 지분을 절반가량씩 출자해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빠르면 오는 7월 합작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되며 구체적인 시기와 투자 규모는 논의 중이다.
합작법인 설립 지역으로 인도네시아를 낙점한 이유는 현대차그룹이 이곳에 자동차 공장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5년까지 자국에서 판매하는 신차의 약 20%(연간 40만대)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연 2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 전략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구광모 (주)LG 대표가 22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LG그룹
LG화학의 경우 동남아에 배터리 생산기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LG화학은 현재 한국, 중국, 미국, 폴란드에 배터리 생산공장이 있는데 동남아에는 없었다.
두 기업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LG화학은 현대모비스와 전기차 배터리팩 업체 에이치엘그린파워를 설립했고, 현대차는 2022년 출시될 새 플랫폼 전기차에 LG화학을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한 바 있다. 전날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화학 배터리 공장에서 만나 각 기업 전기차의 미래를 공유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차와 LG화학은 합작법인 설립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배터리사들과 다각적인 협력을 통해 수급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특정 업체와의 제휴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원활한 배터리 공급을 위해 현대차를 비롯해 메이저 완성차 업체들과 다양한 방식의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김지영·김재홍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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