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지난해 동물실험에 사용한 실험동물 수가 371만 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험동물 74%가 극심한 고통이나 억압, 스트레스를 경험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공개한 '국내 동물실험시행 기관의 2019년도 동물실험 보호·복지 관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물실험에 사용한 실험동물 수는 371만2380마리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지난해 동물실험을 시행한 기관은 총 410개소에 달했다. 기관별로는 일반기업체(42.9%)가 가장 많았다. 대학(30.7%), 국·공립기관(17.8%), 의료기관(8.5%)도 뒤를 이었다.
실험동물 종류별로는 마우스, 랫드 등 설치류가 86.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어류(6.3%), 조류(5.1%) 등의 순이었다.
아울러 동물실험 수행을 위해 제출해야 하는 실험계획서를 보면, 실험동물 중 74%가 상당한 고통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고통이나 억압 또는 회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E그룹’이 전체의 40.1%로 가장 높은 분포를 보였다.
중증도 이상의 고통·억압을 동반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D그룹은 33.8%로 뒤를 이었다.
비건(Vegan)을 지향하는 모든사람들(비지모) 회원들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동물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진혼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동물실험을 목적별로 나눠보면, 품질관리나 약품의 안전성 평가 등 법적으로 요구되는 필수실험이 38%로 가장 많았다. 작용원리 연구 등을 수행하는 기초 분야 실험은 29.4%였다. 기초 분야와 임상 분야의 중간단계인 중개 및 응용연구 실험은 24.1%를 차지했다.
기관별 동물사용 실태를 보면 일반기업체가 89.0%(130만 8773마리)로 가장 많았다. 세부 분야별로는 백신 등의 품질관리를 위한 실험(65.8%), 약리학을 포함한 독성·다른 안전성 평가(20.5%), 매번하는 생산(단일항체 생산 등) 관련 시험(11.7%) 등에 사용했다.
김기연 검역본부 동물보호과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향후 윤리적으로 동물실험이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동물실험과 관련된 정책 수립 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동물실험 시행기관에서 동물실험이 원칙에 따라 수행될 수 있도록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동으로 지난 2017년 마련한 위원회 표준운영 지침을 개편할 것"이라며 "기관의 동물실험윤리위원회와 지속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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