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코로나19 대응 업무에 허덕이는 학교의 행정업무 부담을 줄여준다. 필요하지 않거나 중복된 공문을 아예 생산하지 않음으로써, 수업 및 방역 등과 관련있는 문서만 학교로 전송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2020년 학교 공문서 감축 2.0 추진계획'을 8일 발표했다.
기존에는 시교육청이 일선 학교로 직접 발송하는 '학교 접수 공문'을 줄였다면, 이번 감축 정책의 핵심 내용은 접수 공문 중에서도 보고문서를 감축하는 것이다. 보고문서는 학교가 꼭 답변해야 하는 공문으로, 교사 본연의 업무 집중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돼왔다.
이에 시교육청은 '학교 보고문서 사전점검제'를 통해 문서 필요성, 제출 기한 적절성 등을 검토해 꼭 필요한 문서만 발송하도록 의무화한다.
아울러 이미 제출받은 자료를 다시 요청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마련하는 작업도 시작한다. '통계자료 활용 협업시스템'을 구축해 다년간 누적된 교육 관련 통계 및 정보시스템 자료를 우선 활용해 학교에 통계 등 공문을 요구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또 교육정보통계시스템 홈페이지 내에 '보고자료 공유방'을 신설해 각 부서가 보유한 보고 자료를 서로 공유한다.
또한 학교로 발송하는 공문의 제목 앞에 ‘제출’·‘출장’·'협조' 등의 단어를 표시하는 공문서 핵심용어 표시제도 시행한다. 교사가 용어 여부에 따라 우선처리할 공문을 인지하게끔 하려는 취지다.
이외에도 시교육청은 지난달 27일부터 교육부가 선포한 ‘등교·원격수업 지원의 달’ 기간 중 공문서 모니터링제를 실시하고 있다. 교직원 모니터단이 학교로 발송되는 공문서를 살펴 수업, 생활지도, 방역과 직접 관련이 없는 공문이 발송되지 않도록 한다.
앞서 지난 4월6일부터 지난 5일 ‘원격수업 집중의 달’ 기간에 모니터링 운영 결과, 학교 발송 공문이 전년도 동일 기간보다 22.7% 감소한 바 있다.
그동안 시교육청은 지난 2014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1기 취임 이후부터 학교 공문서 감축 정책을 추진해온 바 있다. 정책 핵심은 학교와 관련된 공문 중에서 학교 접수 공문 비중을 줄이고, 공문게시판 게시 공문의 비율을 늘리는 것이었다. 게시판에는 정보성·홍보성 문서를 게시하고, 상대적으로 처리 필요성이 높은 문서는 학교로 보냈다.
2014년 학교 공문 중 게시판 게시 비중은 13.6%였다가 2015년에 51.1%로 급증했으며 지난해에는 71.2%가 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번달에는 교육행정·재정 통합시스템인 K-에듀파인에 맞는 공문게시판 시스템도 내놓을 것"이라며 "양적 감축과 '학교 공문서 감축 2.0'로 대표되는 질적 감축을 동시에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