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지분 전쟁은 계속…3자연합, 조원태 앞질렀다
조현아 연합군 '임시 주총' 향해 질주
2020-04-20 13:36:37 2020-04-20 13:36:37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조현아 연합군이 한진칼 지분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지분율을 앞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CGI 투자목적회사(SPC) 엔케이앤코홀딩스는 최근 한진 지분을 5.16%에서 3.2%로 줄였다고 공시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KCGI가 손에 쥐게 된 자금 규모는 약 107억원으로 추산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 주주연합은 조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한진 매각 대금도 한진칼 지분 매입에 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CGI는 앞서 지난 1일에도 한진칼 주식 0.61%를 추가 매수했다고 밝혔는데 이때도 한진 주식을 정리한 KCGI SPC 타코마앤코홀딩스와 그레이스홀딩스 등이 주식을 취득했다.
 
이처럼 조 전 부사장 주주연합이 정기 주총에서 완패한 후에도 지분을 꾸준히 모으며 조 회장보다 지분율이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조 전 부사장 6.49%에 KCGI 19.36%, 반도건설 16.9%를 더하면 주주연합 보유 지분율은 42.75%에 달하기 때문이다. 반면 조 회장 지분율은 총수 일가와 델타항공 등 우호세력을 더해 41%가량으로 추산된다.
 
조현아 연합군이 지난달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패한 후에도 꾸준히 지분율을 늘리고 있다. 그래픽/표영주 디자이너
 
조 전 부사장 주주연합은 앞으로도 지분을 계속 늘릴 것으로 보인다. 50%+1주를 확보해 다가올 임시 주총에서 조 회장을 끌어내리기 위해서다. 이사 중도 해임을 위해서는 주총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임시 주총 소집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 측이 거부할 수도 있지만 주주연합이 소송을 걸면 법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45일 내에 임시 주총을 승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의결권이 제한된 반도건설이다. 앞서 조 회장 측은 반도건설이 지분 보유 목적을 숨기고 '경영참여'가 아닌 '단순투자'로 허위 공시했다며 의결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소송을 냈다. 당시 법원은 이를 인정해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반도건설 보유 지분 8.2% 중 5%만 의결권을 갖도록 했다.
 
반도건설은 현재 보유주식에 대한 의결권 효력을 인정해 달라며 서울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의결권 제한 효력은 6개월 동안 유지돼 오는 7월 초에 풀릴 예정인데 이전에 임시 주총을 열기 위해 이런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 회장은 코로나19로 대한항공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가운데 대표 우호세력인 델타항공도 위기를 맞으며 한진칼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조 전 부사장 주주연합이 4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후 우호 기관투자가와 손을 잡으면 임시 주총에서 조 회장 이사직 중도 해임이 가능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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