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미국 경제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점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총매출에서 미주 시장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도 비상이 걸렸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지난 17일 오전 기준)는 전일 대비 2만1913명이 추가돼 총 65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전일 대비 3860명 늘며 총 3만2000명을 넘었다.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다.
코로나 충격 여파는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 경제에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달 산업 생산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지난 1946년 이후 가장 큰 폭인 전월 대비 5.4% 감소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 매출도 1992년 이후 가장 큰 폭인 전월 대비 8.7% 줄었다. 생산과 소비 모두 크게 위축한 것이다.
'글로벌 경제 리더'의 위기는 곧 미주를 주요 매출 타깃으로 삼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주 시장에서 가장 많은 43조7434억원의 매출(별도 기준)을 올렸고 LG전자는 국내(22조7292억원)에 이어 북미(14조4737억원)에서 두 번째로 많은 매출(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 내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줄고 있는 현 분위기가 지속하면 지난해 결과를 올해 똑같이 이끌어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 남성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인적이 드문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의 길을 건너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미 양사의 북미 시장 개척 통로인 미국 최대 가전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의 주요 오프라인 매장이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았다. 지난달 21일 매장 문을 닫은 뒤 이달 4일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30%나 급감한 베스트바이는 조만간 시간제 직원 5만1000여명을 일시 해고할 계획이다.
그나마 오프라인 매장 운영 중단의 대체 성격으로 미국 내 온라인 쇼핑은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만 해도 지난달 16일 10만명의 직원을 뽑기로 한 데 이어 지난 13일 7만5000명에 이르는 직원을 추가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대부분 유통 관련 직원들로 코로나19 이후 넘쳐나는 온라인 쇼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생필품 수요는 증가할지 몰라도 당장 구입하지 않아도 크게 상관없는 TV 등 가전제품 수요는 미루는 경향을 보인다"라며 "미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계속 흔들리면 미주 시장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대신 현재 미국 내 온라인 쇼핑 비율이 계속 늘고 있다"며 "온라인 소비를 더 촉진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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