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과 충청권(대전·충청·세종)에서 승리를 거두며 2022년 대권 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수도권 뿐만 아니라 충청권에서도 민주당에 밀리면서 차기 대선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수도권 의석수 총 121석 가운데 대부분의 지역에서 승리를 거뒀다. 2016년 총선에서 얻었던 82석을 넘어서는 의석수다. 종로에서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황교안 통합당 대표를 상대로 이겼고, 서울 격전지로 분류됐던 서울 동작을과 광진을에서도 승리했다. 여당의 험지로 꼽혔던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도 예상과 다르게 민주당의 승리로 이어졌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하는 천안갑 문진석, 천안을 박완주, 천안병 이정문 후보가 10일 충남 천안로 사거리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도권 의석수(121석)는 전체 의석수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총선 승패를 결정하는 주요 지역으로 꼽힌다. 이는 대선에서도 마찬가지다. 2017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과 인천, 경기 등에서 41.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수도권 득표율은 당시 자유한국당(현 통합당)과 국민의당 후보였던 홍준표, 안철수 후보와 비교해 대략 2배 차이였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수도권 의석수 122석 가운데 82석을 차지한 것이 발판이 된 셈이다.
지난 총선에서 여야 의석수가 14(통합당) 대 13(민주당·무소속)으로 팽팽했던 충청권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승리한 지역 외에 충남 서산·태안(조한기 후보) 등에서 이겼다. 모두 이 지역 현역 의원 출신의 통합당 후보를 상대로 낸 결과다. 대전 중구에서도 민주당 황운하 후보가 현역인 통합당 이은권 후보에 신승했다. 이번 총선에서 2개 선거구로 분구된 세종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충청권은 전통적으로 총선과 대선의 승패를 가르는 '민심 풍향계'로 불린다. 이번 총선에서도 대전(7석)과 충청(19석), 세종(2석) 등 충청권 28곳 지역구의 민심이 향후 대선 판세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같이 충청 출신의 여야의 유력 대권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승리는 충청의 새로운 구심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총선은 차기 대선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이들 지역의 승패가 2022년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수도권과 충청권 표심은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여야의 희비가 엇갈린다. 민주당은 수도권과 충청권 승리를 발판으로 2년 후 대선에서도 승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반면 통합당은 2022년 대선으로 가는 과정에서 당내 리더십 회복 등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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